[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신음하던 유통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정부 주도의 특별 할인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동행세일)이 지난 26일부터 개막하면서다. 아직까지 행사 초반이지만 대체적으로 매출이 늘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본격적인 내수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동행세일 첫 주말인 26일부터 28일까지 매출이 지난해 여름 세일기간 첫 사흘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롯데쇼핑의 교외형 아웃렛 6곳도 사람이 몰리면서 매출이 40%가까이 늘어났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0.9%, 15.2%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주말 매출 증가율이라고 백화점 업계는 전했다. 특히 재고면세품 판매와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보복소비' 영향으로 이 기간 명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동행세일에 맞춰 오프라인 재고 면세품 판매를 개시했던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은 해외명품 매출이 각각 78%, 98% 늘었다.
지난 25일 프리오픈일을 포함해 28일까지 4일간 롯데백화점과 아웃렛 매장에서는 63억원어치 재고면세품이 판매돼 전체 물량의 70%가 소진됐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명품 매출이 각각 55.3%, 37.2% 신장했다.
이커머스 업계도 주요 상품군의 매출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행사 초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신세계의 온라인몰 SSG닷컴의 경우 전주 동기 대비 동행세일 참가 협력업체와 브랜드 상품 매출이 77% 신장했다. 11번가도 가공식품 24%, 신선식품 16%, 디지털·가전 21% 등 주요 카테고리의 거래액이 상승했다.
대형마트 업계도 의무휴업으로 지난 일요일 대부분의 매장이 닫았지만 동행세일 개막 하루 전부터 행사를 시작한 영향으로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이마트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제철 식품인 복숭아(236.6%)와 오징어(309.7%) 매출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의무휴업일인 28일 일부 지점만 문을 열었다. 와인(32.9%)과 맥주(17.1%) 등 주류 매출이 15.7% 늘었고, 과자 매출도 10.4%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동행세일을 시작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7.2% 올랐다. 과일(6.4%)과 채소(3.3%), 축산(13.6%) 상품 등 신선식품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동행세일 기간 한우와 같은 집객성 상품을 전면 배치하고, 상품권 증정 등 마케팅 공세를 펼쳤던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트업계는 이 같은 매출 상승에 동행세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규제 일변도인 정부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다. 대형마트는 앞으로 동행세일의 마지막 날이자 일요일인 12일에도 한 번 더 의무휴업을 해야 한다. 대형마트 업계는 동행세일 기간만이라도 의무휴업 한시 유예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있다.
그만큼 대형마트의 업황이 나빠졌다는 호소다. 온라인몰의 공세에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최근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마트 업계 관계자는 “주말에 매출의 상당부분이 나오는데, 정부 주도의 행사에서도 강제로 휴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에는 온라인 유통만 웃는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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