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유통업계가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급속한 기술 발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유통환경이 빠르게 뒤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으론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인터내셔날(SI)과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는 공동출자 형태로 다음 달 중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한다. CVC란 대기업이 벤처투자(지분인수)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금융회사다.
CVC의 주요 역할은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개발된 기술을 자사 사업에 적용하는 것이다. 자본금 규모는 총 200억원 정도로, SI와 신세계백화점, 센트럴시티가 각각 100억원, 60억원, 40억원을 투자한다. 법인명은 미정이다.
이외에도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7월 이마트와 신세계아이앤씨가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국내 스타트업 ‘인터마인즈’에 공동 투자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AI를 활용한 동영상·이미지 기술로 무인매장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에 신세계가 미래형 유통 매장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들도 나왔다. 실제로 스타트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게 신세계의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지속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6년 2월부터 창업보육기관인 ‘롯데 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지원 뿐 아니라 계열사와 연계 사업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롯데엑셀러레이터와 이달 15일까지 '리테일 테크 & 서비스 스타트업 챌린지'를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5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현업팀과 협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 7년 이내 스타트업을 대상, 위치기반 기술, 빅데이터, 증강현실·가상현실 등 기술을 보유한 '리테일 테크' 부문과 공유경제, 미디어 커머스, 구독경제 관련 기술이 있는 '리테일 서비스' 부문으로 현재 모집을 진행 중이다.
CJ그룹도 우수한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중소기업·스타트업·연구소를 발굴하고 있다. CJ는 최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오벤터스 2기’ 모집을 마치고 ▲AI·빅데이터 ▲푸드테크 ▲물류 ▲미디어·콘텐츠 등 4개 분야에서 최종 10개 기업을 선발했다.
CJ는 선발된 스타트업에 약 8주간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이 보유한 역량을 더해 공동 기술·사업모델 개발과 그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GS홈쇼핑도 스타트업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서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GS홈쇼핑이 전 세계에 투자한 벤처기업의 수만 600여개로 투자 총액은 3600억 수준에 달한다.
커머스 뿐 아니라 AI, 빅테이터, 마케팅, 온·오프라인 결합(O2O) 등 전 분야에 걸쳐있다. 국내 밀키트(반조리 간편식)업체 ‘프레시지’, 반려동물용품 배달 서비스업체 ‘펫프렌즈’, 다이어트 코칭 벤처기업 ‘다노’ 등이 GS홈쇼핑 투자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등 국내 유통업계는 피할 수 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신성장동력 발굴과 혁신의 성과에 따라, 향후 10년의 성패가 결정 될 것”이리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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