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사실상 20분도 안돼 게임은 끝났다. ‘파괴전차’ 젠지의 과속질주가 빛난 경기였다.
젠지e스포츠는 15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서머 스플릿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대 0으로 완승을 거뒀다. 7승(2패) 째를 수확한 젠지는 담원 게이밍을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올 시즌 상위권 4팀(드래곤X‧담원‧젠지‧T1)을 한 차례도 꺾지 못했지만, 아프리카는 분명 쉽지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경기력이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젠지에게 아프리카는 오는 18일(토) 예정된 T1과의 경기에 앞선 ‘몸 풀기’ 상대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이날 경기에서 확인한 양 팀의 체급차는 상당했다.
아프리카 최후의 보루인 하단에서 사고가 난 점도 의미심장하다. ‘미스틱’ 진성준과 ‘벤’ 남동현이 버티는 바텀 듀오는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이날 ‘룰러’ 박재혁, ‘라이프’ 김정민 듀오에게 라인전에서부터 무릎을 꿇었다. 젠지의 바텀 듀오는 1세트 김정민(세트)의 날카로운 플레이로 선취점을 뽑은 뒤, ‘클리드’ 김태민(볼리베어)의 갱킹을 이용해 재차 남동현을 잡아냈다. 무난히 성장한 박재혁의 애쉬는 곳곳에 ‘마법의 수정화살(R)’을 쏘아대며 협곡을 지배했다. 오브젝트까지 꼼꼼히 챙긴 젠지는 20여 분만에 드래곤 영혼을 획득했다. 이 시점 사실상 끝난 경기였다.
경기 후 만난 김정민은 “적 정글이 보이면 무조건 싸움을 걸어서 스펠을 빼던지 킬각을 잡으려고 했다”며 “정글이 보였지만 상대가 거리를 주는 실수를 해서 킬까지 낸 것 같다”고 1세트 상황을 복기했다. 이어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들이 4용을 먹으면 게임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거다. 4용을 먹었을 때 어느 정도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2세트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바텀이 우위를 점했고, 중단에선 ‘비디디’ 곽복성의 ‘에코’가 무럭무럭 성장했다. 20분 드래곤 전투에서 에코의 활약으로 대승을 거둔 젠지는 21분 만에 내셔 남작 버프를 두르며 승기를 잡았다. 김정민은 “우리가 어떻게 굴리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 있었다”고 전했지만, 당시 전황을 보고 아프리카의 역전을 점친 이는 극히 드물었을 터다. 젠지는 약 9분 뒤 아프리카의 넥서스를 점령했다.
기세를 탄 젠지는 18일 천적 T1과 마주한다. 유독 T1과의 경기에서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는 젠지다.
이날 단독 '플레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된 박재혁은 “무조건 이기고 싶다. 우리가 이번 스프링부터 계속 졌는데 이번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T1전 승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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