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오늘 승리해서 좋지만 ‘릴리아’ 숙련도가 별로여서 아쉬웠어요.”
DRX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이 아쉬움을 곱씹었다.
DRX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한화생명e스포츠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다. 14승(2패) 째를 거둔 DRX는 담원 게이밍을 밀어내고 다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날 홍창현은 1, 2세트 릴리아를 플레이했다. 릴리아는 지난 달 출시된 LoL의 149번째 신규 챔피언으로, LCK에는 이날 처음으로 등장했다. 홍창현은 경기 중간 릴리아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픽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홍창현은 “오늘 팀적인 플레이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내 릴리아 플레이가 아쉬웠다. 동선이나 판단은 좋았지만 교전이나 한타에서 스킬 분배를 잘 못했고, 플래쉬를 이상하게 사용했다. 릴리아는 ‘Q스킬+플래시’ 사용이 중요한데, 잘 안됐다”고 말끝을 흐렸다.
릴리아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전날에는 젠지e스포츠의 탑 라이너 ‘라스칼’ 김광희가 ‘발만 빠른 고라니 같은 챔피언’이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반면 홍창현의 생각은 달랐다. “성장형 정글 챔피언이기 때문에 상대 정글과 격차를 낼 수 있게끔 라이너들이 잘해주면 좋은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정글링이 워낙 빠르고 아이템 ‘리안드리의 고통’을 띄우면 도트 대미지가 어마어마하다. 광역딜도 가능하고, 롤에서 가장 긴 군중제어(CC)기를 갖고 있다. 한타 파괴력이 엄청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홍창현은 “다음번에는 오늘 보다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잔여 경기에서 릴리아를 다시 한 번 더 사용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DRX 선수단은 현재 ‘등산 미션’이 한창이다. ‘씨맥’ 김대호 감독의 주도 하에 열린 이번 미션은, 정해진 기간 내 솔로 랭크 점수를 목표치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 미션에 실패하면 김대호 감독과 함께 등산을 해야 한다.
홍창현은 “우리가 담원한테 패배한 뒤, 짜인 틀에서는 잘 하지만 한 번이라도 어긋나서 진흙탕 싸움이 되면 담원에게 밀리는 것 같다는 피드백이 나왔다”며 ‘등산 미션’을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미션이 걸려 있어서 동기부여도 되고 승부욕도 생긴다. 항상 나랑 ‘도란’ 선수만 새벽 4~5시까지 연습을 했는데 선수들이 다 같이 하니 보기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두 판만 이기면 된다. 탑이랑 바텀 듀오가 등산행 유력 후보”라고 귀띔했다.
DRX는 현재 담원과 선두 다툼 중이다. 관건은 시즌 막바지에 예정된 T1과의 매치업이다. 담원과 DRX 모두 T1과 맞붙는 만큼 T1전 결과가 정규시즌 우승팀을 가를 전망이다.
홍창현은 “일단 ‘클로저’ 선수가 강팀과 상대하는 걸 못 봤기 때문에 붙어봐야 알 것 같다”며 “무엇보다 ‘커즈’ 선수의 폼이 너무 좋다. T1 상승세의 주역”이라고 경계했다.
홍창현은 다음달 25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LoL 월드챔피언쉽(롤드컵)’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일각에선 LCK 서머 종료 날짜와 출국 날짜의 간격이 크지 않아 컨디션 난항, 준비 부족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지만 그는 “일정이 빡빡하더라도 3시드 안에 들고 싶은 마음뿐이다. 롤드컵 진출만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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