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시카고 컵스와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김광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9.00에서 3.86으로 끌어내렸다. 김광현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 승패와는 연관이 없다.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빅리그에 데뷔했다. 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동안 김광현의 보직은 마무리에서 선발로 바뀌었다.
약 3주 만에 등판을 한 김광현은 이날 강팀 시카고를 상대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김광현은 KBO 리그와 국제무대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메이저리그에 선발투수로서 처음 등판한 경기였다.
시즌 중에 쓰는 모자가 아닌 스프링캠프에서 사용하는 모자를 착용했다. 또 1회가 끝나고는 로진백을 마운드에 놓고 덕아웃을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올라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에게도 이번 경기는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1회부터 김광현은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한 김광현은 이안 햅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데이비드 보트를 유격수 땅볼로 막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 상대 하위타선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광현은 3회에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안타를 맞고, 앤서니 리조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 위기에 다시 직면했다. 그러나 하비에르 바에스에게 3루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2개를 늘렸고, 다음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를 1루수 직선타로 막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4회말엔 빅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허용했다. 무실점으로 버텼던 김광현은 1대 0으로 앞선 4회말 선두타자 햅에게 동점 솔로포를 맞았다. 그래도 각각 3루수 땅볼, 유격수 땅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후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카고를 상대로 1실점은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치였다. 올 시즌 시카고 타선의 수치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매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라인업이다. 특히 이날 김광현은 올스타 유격수 바에즈를 병살타로 유도하는 등 순간 판단이 돋보였다.
또 김광현은 선발 첫 등판임에도 다양한 패턴으로 상대에 맞섰다. 본인의 주무기인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던지지 않고 투심과 커브도 사용했다. KBO시절과 다르게 무기를 하나씩 늘려가며 빅리그 적응에 나아가고 있다. 옥에 티가 있었지만 다음을 기대하기엔 충분한 피칭이었다.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