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정통 멜로를 찾아서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볼까말까]

우리의 정통 멜로를 찾아서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0-08-20 12:20:31
▲MBC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포스터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멜로 드라마가 드물어진 안방극장에 정통 멜로를 표방하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한 여자를 지켜주고 싶었지만 갈 수 없는 길을 가게 된 형제와 알 수 없는 운명에 갇혀버린 여자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지난 19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수목극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소개하는 글을 보면 과거 크게 유행했던 멜로극이 떠오른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MBC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16부작 미니시리즈다. MBC는 최근 각각 4부작·8부작인 ‘미쓰리는 알고 있다’와 ‘십시일반’을 수목극 자리에 연달아 선보였다. 두 작품 모두 범인을 찾아가는 장르물이었다. 실험적이었던 편성 뒤 시청자를 찾아온 것이 ‘내가 가장 예뻤을 때’다. ‘불새’ ‘도둑놈, 도둑님’을 작업한 오경훈 PD가 연출을 맡았고 조현경 작가가 대본을 집필했다. 배우 임수향, 지수, 하석진, 황승언 등이 출연한다.

첫 회에서는 고등학생인 서환(지수)가 교생 실습을 나온 오예지(임수향)에게 첫눈에 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환의 형인 서진(하석진) 또한 오예지에게 호감을 느낀다. 오예지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지만 밝은 인물이다. 친적집에서 눈초리를 받으며 지내고, 조건이 다르다는 이유로 애인과 헤어졌지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서환-서진 형제에게도 각각 내면의 아픔이 있다는 것도 그려졌다.

아름다운 배경으로 풋풋한 감정들이 펼쳐진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장점은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멜로 감성이다.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정통 멜로 드라마의 감성을 그대로 옮겨 놓은 모양새다. 인물소개와 서로의 만남이 주가 된 1회는 다소 가볍게 전개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물들의 관계가 얽히고 얽혀 복잡하고 깊은 감정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장점은 곧 단점이기도 하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과 감성이 구태의연하게 보일 수 있다. 형제가 한 여자를 사랑한다는 것과 전형적인 4각 관계 설정에 벌써 진부한 불륜극이나 ‘막장’으로 흐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 PD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지적에 관해 “공감이나 설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연출과 작가가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다”라고 말했다. 멜로 드라마가 예전처럼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는 시청자의 취향이 다양해졌고, 변화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고르는 입맛이 달라진 요즘, ‘내가 가장 예뻤을 때’의 옛 감성이 시청자에게 통할지 지켜볼 일이다.

■ 볼까

‘가을동화’ ‘겨울연가’ 등 그때 그 시절 드라마를 추억하는 시청자에게 추천.

■ 말까

‘미쓰리는 알고 있다’ ‘십시일반’ 등을 흥미롭게 본 시청자라면 채널을 돌리는 것이 좋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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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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