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아프리카전을 시청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준비했다.
#1. 너무나도 정직한 판독기
아프리카의 T1전 승리를 점치는 이들은 드물다.
아프리카의 올 시즌 별명은 ‘강팀 판독기’다. 상위권 팀인 담원 게이밍과 DRX, 젠지, T1을 상대로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18번 붙어 18번 모두 패했다.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벗어던지려면 결국 결과물이 필요하다. 강팀들이 종종 약팀을 상대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프리카는 예외였다. 약팀만은 확실한 기량 차이로 압도했다. 이는 달리 말해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분명한 저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2. 문제집 풀기로 전락한 기인고사, 이번에는?
아프리카의 프랜차이즈 스타 ‘기인’ 김기인은 한 때 리그 최고의 탑 라이너로 불렸다. LCK에서 뛰는 탑라이너라면 누구나 김기인을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했다. 일명 ‘기인고사’를 통해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지에 따라 탑 라이너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하지만 최근 김기인의 명성은 다소 퇴색됐다. 상위권 팀뿐만 아니라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도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기인의 올 시즌 15분 골드 격차는 -66에 그친다. 1위 ‘너구리’ 장하권(1053)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T1전 맞상대인 '칸나' 김창동(2위, 145)에게도 뒤처진다. 심지어 6위 팀 탑 라이너인 ‘스멥’ 송경호(60)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KDA 역시 2.7로 6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기인이 버티는 탑, ‘미스틱’ 진성준이 버티는 바텀은 아프리카의 상수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약점으로 지적됐던 ‘플라이’ 송용준이 제 모습을 되찾은 반면, 되려 김기인의 기량이 주춤하며 동력을 잃었다.
지난 시즌 팀에서 홀로 분전하던 김기인은 ‘기인’의 ‘기’자를 숫자로 형상화 한 71분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그가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T1전도 승산이 있다.
#3. T1, Again 2019?
T1은 와일드카드전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해 서머 시즌을 4위로 마무리 한 T1은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 상위 라운드 팀들을 차례로 깨부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공교롭게도 당시 ‘위대한 도장깨기’의 시작점은 와일드카드전 상대였던 아프리카였다.
비록 4위지만 최근 T1의 상승세는 무섭다. 특히 ‘클로저’ 이주현이 투입된 후엔 압도적인 선수 담원을 제외하곤 한 경기도 내주지 않았다. 리그 최종전에선 DRX를 2대 1로 제압했다. T1이 또 한 번 아프리카를 제물삼아 ‘도장깨기’ 역사를 재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양 팀의 와일드카드전은 25일 오후 5시부터 유튜브, 아프리카TV, 네이버스포츠 등 플랫폼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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