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에 눈물 글썽…방탄소년단 핫100 1위 간담회 일문일답 [들어봤더니]

옛 생각에 눈물 글썽…방탄소년단 핫100 1위 간담회 일문일답 [들어봤더니]

“다음 목표는 그래미 단독 무대…방탄소년단답게 활동할 것”

기사승인 2020-09-02 12:54:56
▲ 그룹 방탄소년단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호석(제이홉)이 형이 말할 때 눈물이 나서 깜짝 놀랐어요. 기쁜 날인데 왜 눈물이 나는 건지….”(방탄소년단 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룹 방탄소년단은 여전히 감격에 찬 모습이었다.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전날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 정상을 차지한 이들은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설레했다.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들을 ‘방탄소년단답게’ 해내겠다.”(RM) 빌보드 메인 음반 차트 진입부터 핫100 1위까지, K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지난달 21일 낸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100 1위에 올랐다. 소감을 듣고싶다.

제이홉: 방탄소년단이 핫100 1위를 하는 팀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다. 음악과 춤이 마냥 좋아서 시작했는데, 우리 팀의 이런 진심이 통한 것 같아서 벅차다. 우리가 기뻐하는 만큼 팬 여러분이 기뻐해 주셔서 뿌듯하다. 팬들의 응원이야말로 우리가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인데, 그 힘이 자연스럽게 스며서 지금의 방탄소년단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영광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 계속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RM: 멤버들 중 내가 제일 먼저 소식을 접했다. 연습실에서 같이 혼나던 거며 녹음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것 등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내가 기여한 건 아주 조금일뿐, 아미(방탄소년단)와 멤버들, 스태프들, 작곡가들이 만들어준 거라 생각하고, 침착하게 할 일을 하겠다.

정국: 내 인생에 이런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큰 영광이다. 그리고 그날 생일이었다.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거 같아 기분 좋다. 태어나길 잘한 거 같다.(웃음)

진: 순위 발표 전 RM군이 단체 대화방에 우리가 1위한 사진을 올리고 ‘합성이래!’라는 말을 했었다. 20여분 뒤에 똑같은 사진을 올렸는데, 우리가 진짜 1위한 거였다. 팬들에게 마음을 전하려고 위버스에 글을 썼다 지웠다 하며 많이 고민했다. 결국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만든 것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슈가: 핫100 1위를 하려고 달려온 건 아니었다. 그런데 이게 현실이 되니까 얼떨떨했고 꿈 같았다. 새벽에 순위를 확인하고 몸을 꼬집어봤다. 꿈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RM: 가장 좋아했던 멤버다.)

뷔: 다들 빈 손으로 상경해 숙소와 지하 연습실에 모여서 춤과 노래를 열심히 연습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게 왜 생각나는지 모르겠는데, 처음 서울에 와서 아빠랑 택시를 탔을 때 기사님이 길을 뱅뱅 돌아간 적이 있다. 그땐 화가 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럴 수도 있겠네’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재밌는 추억거리가 됐다. 연습생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힘든 일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 (왼쪽부터) 슈가, 뷔, 정국
Q. 2015년 ‘화양연화 파트2’ 음반으로 빌보드200에 첫 깃발을 꽂았을 때가 생각난다. 멤버들은 어떤가.

제이홉: 그때가 지금보다 더 신기했던 것 같다. 내가 봐왔던 빌보드 차트에 우리 이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Q. 지민은 핫100 순위 발표 이후 SNS에 ‘계속 눈물이 난다’고 썼다.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가.

지민: 순위 발표날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울다가 지쳐서 잠이 들었다.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 ‘우리도 하면 되는 구나’라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한 거 같다. 우리가 하고 싶었던, 해왔던 모든 것들이 인정받고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눈물이 난 것 같다. 무엇보다 공연이 너무 하고 싶고 아미 여러분이 너무 보고 싶다.

Q.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대중을 사로잡은 비결은 뭔가.

RM: 핫100 1위가 팬덤만을 사로잡아서 가능한 순위는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데 미국 대중에게 얼마나 접근했는지, 팬덤과 대중의 경계가 어느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꾸준히 두드려온 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이너마이트’가 더욱 친숙하게 다가간 건 언어적인 이유(‘다이너마이트’는 가사 전체가 영어다.)도 있을 것이고, 미국인에게 친숙한 디스코 팝 장르인데다가, 거시적인 메시지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노래라는 점 등이 모인 결과인 것 같다. 운이 좋았고, 앞으로 감사하고 겸손하게 활동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Q. 데뷔 초인 7년 전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제이홉: 당시 신인 그룹이 많았다. 돋보이기 위해서 더 열심히 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팀의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알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끝까지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 상상했던 것보다도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영광이고, 7년 전 목표를 이룬 것 같아서 행복하다. 제이홉은 노력을 많이 한 친구다. 과거의 제이홉에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멤버들 역시 너무나 소중해서 평생 함께 하고 싶다. 사랑한다.

Q.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뮤직 어워즈, MTV 비디오뮤직 어워즈 등 미국 4개의 주요 시상식에서 모두 공연한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소감이 어떤가.

뷔: 호석(제이홉) 형의 이야기를 듣다가 눈물이 나서 깜짝 놀랐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4개의 시상식 모두 저희가 연습생 때부터 많이 봐왔고, ‘언젠가 우리도 저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상상도 많이 했다. 긴 시간일 수도 있지만, 데뷔 후 7년 안에 우리가 이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다. 죽을 때까지 뿌듯할 일이고 오랫동안 남을 기억 같다.

▲ (왼쪽부터) RM, 제이홉, 지민, 진
Q. 방탄소년단에게 아미는 무슨 의미인가.

진: 우선 핫100 1위를 한 건 모두 아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아미는 좋은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알리고 싶고, 슬픈 일이 있으면 숨기고 싶은,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좋은 마음만 공유하고 싶은 존재다. 앞으로도 아미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Q. 방탄소년단에게 2020년은 어떤 해로 기억될 것 같나.

RM: 어떻게 기억될까 보단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는지를 말하고 싶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하루빨리 종식돼서, 훗날 ‘그때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잖아’라고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Q. 방탄소년단의 다음 목표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이 많았다.

슈가: 내가 말한 목표들이 하나씩 이뤄지는 게 뿌듯하지만 한편으론 목표를 잡을 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목표를 말하자면…올해 초 그래미 어워즈에서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했는데, 이번엔 우리만의 단독 무대를 해보고 싶다.

지민: 지극히 제 생각이지만, 손 닿는 건 다 해볼 것 같다. 코로나19가 종식되려면 많은 분들의 힘이 모여야 하고 그러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이런 시국에 위로와 기분전환을 드리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 하는 일이고 앞으로의 목표이기도 하다.

RM: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래미 어워즈. 음악인 누구나 꿈꾸는 시상식이지 않나. 단독 퍼포먼스 하고 싶고, 노미네이션도 되고 싶고, 상도 받게 된다면 너무 좋을 거 같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늘 해왔던 콘서트가 꿈이 된 것 같다. 야외에서 많은 분들을 모시고 축제처럼 공연을 열고 싶다. 우선은 하반기에 새 음반이 나오고 콘서트도 하게 됐다. 앞으로도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방탄소년단답게 해나가겠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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