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솔솔라라솔’ 순정만화 격파하기 [볼까말까]

‘도도솔솔라라솔’ 순정만화 격파하기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0-10-08 09:30:58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대책 없는 ‘아가씨’. 7일 처음 방송한 KBS2 월화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의 주인공 구라라(고아라)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구라라는 부잣집 외동딸로 태어나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었지만, 헌신적인 아버지 덕분에 결핍을 모르고 자란다. 하지만 결혼식 날 아버지가 숨을 거두고 설상가상 아버지의 사업마저 망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라라의 인생은 180° 바뀐다. 길바닥으로 내던져진 ‘온실 속 화초’의 앞날은 어떻게 흘러갈까.

라라의 정체성은 ‘착한 딸’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써 완성된다. 그는 피아노를 좋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피아노 연주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단지 아버지 구만수(엄효섭)의 염원 때문에 피아니스트가 된다. 20년 넘게 피아노를 연주했으면서도 라라는 별다른 성취감을 느끼지 못했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을 졸업연주회에서 연주한 것을 끝으로 라라는 피아노를 그만둔다. 그리고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의사 방정남(문태유)과 결혼을 준비한다. 하지만….

만수의 재력을 믿고 아들의 결혼을 추진했던 만수의 어머니 임자경(전수경)은 만수의 죽음 이후 안면몰수하고 라라와 연락을 끊는다. 혼자가 된 라라는 아버지가 남긴 현금 1억을 들고 혼자 살 집을 구하지만, 사기를 당해 돈도 집도 잃는다. 라라는 ‘힘이 들 땐 날 찾아오라’는 SNS 메시지를 기억해내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이를 향해 액셀을 밟는다. 그런데 그때, 라라의 차에 자전거를 타던 남정네가 치인다. 남자는 라라와 구면이다. 라라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가져다 줬던 선우준(이재욱), 바로 그 남자다.

■ 볼까

순정만화 속 세상에서 현실로 퉁겨진 라라의 성장기가 궁금하다면 일단 보자. ‘딸’에서 ‘아내’로 옮겨가던 라라의 정체성이 구라라 그 자신에게 집중될 것이란 기대를 품게 된다. 세상 물정을 모른 채 마냥 해맑기만 한 여자 주인공이 걱정된다면, 대본을 쓴 오지영 작가의 이름을 믿어봐도 좋겠다. 오 작가의 전작 ‘쇼핑왕 루이’에서도 기억을 잃은 재벌 2세 루이(서인국)와 연인 복실(남지현)의 이야기를 가슴 따뜻하게 그려낸 바 있다.

■ 말까

구만수(엄효섭)의 사망을 보면서 ‘상속 포기’를 먼저 떠올린 현실주의자라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슬픔에 잠긴 라라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에선 ‘왜 피아노는 압류되지 않았을까’ 궁금해지고, 사기를 당한 라라가 경찰관에게 하소연할 땐 ‘지금 차고 있는 귀걸이만 팔아도 돈이 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마지막 자동차 사고 장면이 압권이다. 라라의 자동차 문을 열려고 안간힘 쓰는 준을 보고 있으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문 안으로 손을 넣어서 잠금을 풀어!’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몬스터유니온, ‘도도솔솔라라솔’ 방송화면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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