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CEO, 임기만료 앞두고 코로나 셈법 제각각

10대 건설사 CEO, 임기만료 앞두고 코로나 셈법 제각각

-‘최대실적’ 이영호 삼성물산 ‘정비사업 수주1위’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여유만만
-한성희 포스코건설·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정비사업 좋은 실적
-김형 대우건설 사장, 내년 실적 반등하나
-권순호 사장, 아시아나 결정타...오리무중

기사승인 2020-11-06 07:05:01
사진=안세진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연말 정기 인사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건설사 CEO들은 한껏 긴장한 모양새다. 올해 코로나19와 정부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실적은 대체로 줄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오히려 이같은 위기가 연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울 제기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10대 건설사 중 오는 2021년 CEO 임기만료를 앞둔 건설사는 총 6개사다. 건설사별로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이다.

우선 내년 3월 22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의 올해 최대 실적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데에 있다. 지난 4월 삼성물산은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어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권도 따내면서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도 이름을 올렸다.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두 곳의 사업 규모는 1조487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잠정)실적 기준 7조85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155억6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62억7700만원) 대비 0.4% 감소했다. 이중 건설부문의 매출액은 3조1070억원으로 삼성물산 전체 중 39.5%를 차지했다. 건설부문 매출액은 전년 동기(2조8460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240억원으로 전년 동기(1420억원) 대비 12.7% 축소됐다.

비슷한 시기인 내년 3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2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달성을 이끈 주역이다. 올해는 정비사업 수주액 4조원대를 돌파하며 다른 건설사와 격차를 더욱 벌려놓은 상태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도 정비사업에 있어서 가시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과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도 연임의 무게가 쏠리고 있는 이유다. 현재 롯데건설은 현대건설에 이어 도시정비사업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총 수주액은 2조6000억원이 넘는다. 포스코건설 역시 올해 총 2조4000억원 가량의 재건축·재개발 수주실적을 달성하며 롯데건설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내년 6월 7일이 임기 만료인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연임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크다.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대어 중 한 곳으로 꼽혔던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시고, 시공능력평가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아쉬운 결과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우건설은 올해 지난해 건설현장에서 근로자 7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으며 ‘2020년 최악의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다. 이어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설폐기물법을 가장 많이 위반한 민간 건설업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963억원, 102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8.9%, 13.5%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실적 악화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대주주 산업은행에 부담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CEO 교체카드를 남겨둔 상황이다. 다만 올해 누계 주택분양 실적은 목표치의 70% 이상을 채운만큼 내년부터는 실적 반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도 있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사장은 내년 3월 24일이 임기 만료 시점이다. 권 사장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HDC현산의 매출 및 영업이익의 전년동기보다 감소된 점 등은 연임에 있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본격 추진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가능성이 보이기도 한다.

HDC현산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1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별도 영업이익 규모는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늘어난 수치로 당초 업계 예상인 900억원을 훌쩍 상회했다.

업계는 올해 대외적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의 영향에 따른 실적이 이들의 임기 연장을 결정지을 변수로 보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실적이 연임에 있어서 중요 고려사항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올해는 코로나19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유독 많이 영향을 준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인사 결정권은 대표에게 있다”면서 “실제 인사가 나기 전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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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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