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법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 양극화 심화

임대차법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 양극화 심화

상위 10%·하위 90% 격차 4배↑
평균 보증금도 8704만원으로 확대

기사승인 2020-11-16 09:28:20
서울 아파트 모습. /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 아파트 월세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6일 직방에 따르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020년 238만1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하위 90% 61만2000원에 비해 3.89배 높은 수준이다.

직방은 지난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 상위 10% 월세 거래 평균가격은 ▲2018년 232만2000원 ▲2019년 230만6000원에서 올해 238만1000원으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하위 90%는 ▲2018년 65만원 ▲2019년 65만2000원 ▲2020년 61만2000원으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차법 시행 전후 2020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 / 사진=직방

임대차법 시행 전후로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거래가격을 분석한 결과 상위 10%는 시행 이전 215만3000원에서 시행 이후 240만3000원으로 높아졌다. 반면 하위 90%는 시행 이전 62만2000원에서 이후 58만3000원으로 낮아졌다. 격차는 시행 이전 3.46배에서 시행 이후 4.12배로 오히려 커졌다. 

월세가격 상위 10%와 하위 90%의 평균 보증금은 2011년~2016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부터 하위 90%의 보증금이 낮아지고 상위 10%의 보증금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격차가 벌여졌다.

올해에는 상위 10%의 평균보증금이 2억6127만원, 하위 90%가 1억7423만원으로 조사됐다. 8704만원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직방은 “상위 10%는 월세와 보증금이 같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하위 90%는 보증금이 낮아지면 월세는 소폭 높아지는 반비례 관계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20년 서울 아파트 월세 상위 10% 지역별 비중

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강남3구를 벗어나 서울 전방위로 확산되는 것과는 달리 아파트 고가 월세시장은 강남 3구로 다시 회귀하는 현상도 관측됐다.

서울 월세거래가격 상위 10%는 2011년 강남3구가 75.7%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후 2016년까지 비중이 감소하면서 57.3%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비중이 증가하며 지난헤 65.8%까지 증가했다. 2020년은 비중이 소폭 감소하면서 63.2%로 조사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임대차법 시행 후 임대차 시장의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월세 시장에서 상위 10%는 월세가격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 반면 하위 90%는 가격 움직임이 크게 나타나지 않고, 월세거래가격이 소폭 낮아졌다”며 “임대차법과 월세거래가격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나타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표면상으로는 적어도 하위 90%의 거래가격에는 큰 영향이 미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세시장의 양극화와 지역적 편중 현상은 더 강화될 수 있다. 고가 월세를 지불할 수 있는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 만큼 일반적 임대차 시장과 분리되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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