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국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도입 시기와 물량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CT-P59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대항력이 높은 항체가 포함된 바이오의약품으로, 성분명은 레그단비맙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은 셀트리온을 포함해 ▲미국 일라이 릴리 ▲스위스 로슈 ▲미국 제넨텍 ▲캐나다 앱셀레라 등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25일 CT-P59의 글로벌 임상 2상에 참여하는 코로나19 환자 327명에게 투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9월17일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이하 식약처)로부터 CT-P59의 2상과 3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후 국내 주요 의료기관과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 등에서 2상을 개시했다.
임상 2상은 약물의 질환 치료와 예방 효과를 파악하고, 적정 용량·용법을 추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임상 3상에서는 2상에서 얻은 결과를 명확히 입증하기 위한 추가 자료가 확보된다. 기존 치료 요법과 새로 개발된 약물에 대한 비교 분석도 이뤄진다. 2상의 피험자 규모는 수백명 수준이지만, 3상은 수천명 규모로 실시된다.
회사는 2상 중간 결과를 신속히 도출해 식약처에 CT-P59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건부 허가가 나면 의료 현장에서 즉시 CT-P59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회사가 지난 9월부터 CT-P59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10만명분을 생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아울러 회사는 곧 글로벌 임상 3상도 개시할 계획이다. 조건부 허가를 얻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CT-P59가 투입되는 동안, 임상 3상을 동시에 진행해 개발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CT-P59의 조건부 허가가 승인되는 시점은 이르면 연말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열린 바이오산업 행사에서 “어떻게든 연내 모든 임상 데이터를 정리해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역시 신속한 심사를 위해 ‘고(GO)·신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25일 회사의 CT-P59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 신속한 개발을 격려하기도 했다.
회사가 한해 생산할 수 있는 CT-P59 최대 물량은 200만명분이다. 회사는 본사가 있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에 바이오의약품 1·2공장을 뒀다. 생산역량은 1공장 10만리터, 2공장 9만리터로 총 19만리터다. 기존에 생산 중이던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비중을 하향 조정한다고 가정하면, CT-P59를 연간 150만~200만명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회사의 생산 역량은 약 31%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는 현재 송도 2공장 부지 내에 6만리터 규모의 3공장을 건설 중이다. 3공장은 오는 2023년 5월까지 준공, 2024년6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3공장이 상업 생산을 시작하면, 회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총 25만리터로 확대된다. 바이오의약품 공장의 생산 역량은 공장 내 설치된 세포배양 탱크의 용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회사는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가 입찰을 진행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19 환자의 면역세포를 수령, 대항력이 높은 300종의 항체 후보군을 선별하고 항체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3개월만인 7월29일 회사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CT-P59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1개월 뒤인 8월25일 식약처가 CT-P59의 1상을 승인했다. 1상은 약물의 안전성과 개발 가치를 확인하는 단계다. 수십명의 소규모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한편, CT-P59 도입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회사의 주가도 급등했다. 26일 회사의 종가는 주당 32만9500원을 기록했다. 주당 28만8500원이었던 지난 16일부터 상승세를 지속했다. 시가총액은 44조 6168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코스피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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