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1·19 전세대책의 평가와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건산연은 먼저 정부의 3기 신도시 계획과 이번 전세대책에 대해 “2023년 이후에 입주가 가능한 한계가 있어 현재 임대차 시장 불안에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이번 전세대책에서 2022년까지 수도권에 신규 주택 7만14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신규 공급은 2만6200가구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기존 공공임대 공실을 활용한 1만5700가구와 5·6대책과 8·4대책 등에서 이미 발표한 물량 중 전세 전환 물량 2만9500가구를 빼면 신규 공급은 2만6200가구에 그친다는 것이다.
건산연은 “이는 올해 월평균 서울 주택 신규 전·월세 거래량의 1.3배 수준에 불과해 시장 파급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정부가 단기 사업으로 제시한 공공임대 공실 재활용과 공공전세주택 신축 등에 대해서도 "수요층 요구에 적합한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비주택 공실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의 경우 매입·리모델링 비용이 상당한데도 임대 기간 후 매각·회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세입자 자격을 차량 미소유자로 제한하는 등 사업자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해 사업 유인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에 따라 멸실되는 물량의 발생 시기를 조정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공급 감소로 이어져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부득이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일 때 단기에 그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건산연은 정부의 이번 전세대책에도 불구하고 2022년까지 전세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는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내년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내후년에는 최근 10년간 최저인 1만7000가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향후 2년간 평균 3만9000가구로, 지난 10년 평균 대비 5000가구 많아 입주 물량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민간 추계는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가 올해보다 45.6% 감소한 2만7000가구, 2022년 37.7%가량 재차 감소한 1만7000가구 등으로 정부 추계와 차이를 보인다.
건산연은 “민간과 정부 추산 입주 물량이 차이 나는 것은 정부는 나홀로 아파트나 일부 빌라 등 건축법이 정의한 ‘5층 이상인 주택’을 모두 주택에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해당 주택은 현재 시장의 주요 관심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유효 입주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건산연은 최근 신축 아파트의 입주 초기 전세 물량 감소도 전세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초기 전세 거래 비중은 2년 전 최대 64.1%에서 올해 26.6%까지 감소했다.
건산연은 “실거주자 위주로 청약시장이 개편되면서 투자 목적의 시장 진입이 줄어들어 신축 아파트들이 입주 시기 전세 매물을 대량으로 공급하던 기능도 함께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은 정부가 이번 전세대책에서 중산층에까지 주거복지 대상을 확대한 데 대해서도 “아파트 전세난에 떠밀려 성급하게 발표됐다"며 "사회적 논의의 종합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산연은 최근 전세난과 관련해 “매매가격 안정 및 매매 수요 억제를 위한 부동산 정책이 전세 수요 증가로 이어졌고, 임대차 3법의 전격 도입이 매매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거주 요건 유예, 임대차 3법의 개정 등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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