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게임 업계에 한줄기 빛이 들고 있다. 컴투스가 간판게임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로 중국 외자 판호를 발급 받으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컴투스 측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공개한 게임 판호 승인 정보 자료에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 아레나(서머너즈 워)’가 외자 판호를 발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고유 번호다.
‘서머너즈워’는 2014년 4월 출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으로, 컴투스의 간판 지식재산권(IP)이다. 지난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이 중 90% 이상을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한국은 지난 3년 10개월간 중국에서 신작 게임을 유통할 수 없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산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러한 행보를 2016년까지 중국에서 강세를 보인 ‘게임 한류’에 대한 중국 당국의 경계조치로 보기도 한다.
중국은 올해에도 97개 외국 게임회사에 판호를 내줬지만, 명단에 한국산 게임은 없었다. 최근엔 판호를 획득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마저 중국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의 조치로 인해 업계는 국내 게임사들이 10조원 가량의 기대 수익을 잃게 됐다고 추산한다.
중국 정부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한 건 지난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한령 해제 등을 요구했다.
일각에선 ‘서너머즈워’의 판호 발급은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이 재개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 펄어비스 ‘검은사막’, 엠게임 ‘진열혈강호’ 등이 판호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판호 발급이 장밋빛 미래만 예고하진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일단 한국게임이 과거처럼 중국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국이 판호를 규제한 지난 4년간 중국 게임 산업은 급성장했다. 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한국 게임 수출 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9월 출시된 중국산 게임 ‘원신’의 경우 국내 게임업계에 적잖은 위기감을 안겼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성도 높은 중국게임이 많이 출시됐다”며 “한국 게임이 MMORPG에 매몰돼있을 때, 중국에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왔다. 원신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이번 허가가 우리나라에 대한 일회적인, 선심성 조치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한한령 철회에 대한 질문에 “한국이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드 철회가 먼저라는 공식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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