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향한 여권 내 쓴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출규제에 대출금리상승, 임대차3법 시행으로 인한 전월세 주거비급등이 겹친 가운데 조정지역 지정으로 매물 증발과 거래급락, 그로 인한 가격상승까지 연쇄반응을 보이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정성호 의원은 지난 16일 국토부의 조정대상지역 추가검토 소식이 전해진 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토부의 조정지역 지정정책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고 정면으로 반발했다. 나아가 “이럴 바에 차라리 시장에 맡기는 게 나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정 의원은 “정말 답답하다. 국민의 원성은 높아가고 대책은 없으니 걱정”이라며 “국토부의 조정지역 지정정책은 아파트 가격상승, 우상향 추세를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상식적 수준의 판단력만 갖고 있으면 조정지역을 지정해 대출 등을 규제하면 ‘풍선 효과’로 인접 비지정지역 가격급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게 너무나 명백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지난 14일 공개석상인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처럼 은행 대출이 꽉 막힌 상황에서 공급만 늘리면 결국 현금 부자들만 좋은 일”이라며 날을 세웠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고 대출을 억제한 반작용으로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제한하고 현금을 쌓아둔 자본가들에게는 기회를 열어주는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노 최고위원은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며 “신혼부부 및 자녀가 있는 가구의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기준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부합산 소득 기준 연 1억5000만원 이하인 가구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경우 3년 거주를 조건으로 LTV를 40%에서 60%로 완화하자는 주장이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10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상한제을 “지금은 나쁜 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는 처음에는 좋은 의도였으나, 분양을 받으면 입주하는 순간 수억원을 벌게 되는 등 시중 가격으로 오르며 분양 광풍을 일게 한다”면서 좋은 의도가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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