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배터리 중심 성장주 내년도 강세…바이오주 공매도에 취약
올해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을 이끌어낸 것은 카카오·네이버로 이어지는 ‘언택트 주식’과 배터리, 인터넷, 바이오, 게임으로 구성된 BBIG 관련 종목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을 대응하기 위한 바이오 종목들의 고공행진도 눈에 띄었다. 반면 호텔, 여행, 유통과 같은 컨택트 업종은 부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의 상승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언택트 종목으로 불리던 네이버, 카카오는 내년에도 성장 모멘텀이 충분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우선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 라인과 야후의 통합법인 출범에 따른 기대감은 여전히 살아있다. 하이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라인과 야후의 일본내 MAU(월간 실질 이용자)만 합산 1억4000만명에 육박하며 이는 일본인구의 110%에 해당한다”며 “일본 전체인구를 커버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금융(카카오뱅크, 카카오증권, 카카오페이), 모빌리티, 광고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배터리 업종 역시 글로벌 그린뉴딜 트렌드 가속화로 인해 전기차 보급 확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고성능 배터리 양산에 따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2025년 50조원, 2030년 110조원로 예상된다. 또한 테슬라가 제시한 중장기 배터리 내재화 비중 30%를 적용할 경우 전기차 배터리 아웃소싱 규모만 77조원(2030년 기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이오업종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만약 코로나 백신 보급에 따른 집단면역이 형성될 경우 그동안 코로나19 치료제 혹은 백신 개발로 인해 주가 부양에 성공했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미국의 헤지펀드 돌턴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임 애널리스트는 “공매도 금지 해제 등 예상외의 일이 발생하면 개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빠져나갈 수 있다”면서 “특히 바이오·제약주가 공매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민감주 혹은 컨택트 업종도 주가 상승 가능성
경기민감주나 컨택트(유통, 호텔, 여행, 주류산업) 업종도 함께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내년에는 경기가 낙관적일 수 있다는 전망과 저금리 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기민감주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2021년은 정상화의 방향성에 대한 관심이 우선시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화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호텔레져, 엔터, 항공,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정책 측면에서 친환경 테마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가치투자의 공식은 이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즉 성장주와 가치주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를 보더라도 PER(주가수익비율)은 70배가 달하지만 여전히 증권업계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또한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주가는 PER에 따른 밸류에이션 공식을 완전 깨버린 상태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가치주 투자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면 매수하는 것이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적 요소의 비중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가치평가를 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도 “전통적인 벨류에이션에 기반한 가치나 성장의 구분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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