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너도 나도 손을 내민다. e스포츠도 이제는 주류로 올라선 모양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해 12월 17일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와 손을 잡고 넥슨의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 온라인’으로 eK리그를 개최했다.
이 대회는 전국 22개 K리그 구단을 거점으로 해 ‘한국 최고 eK구단’을 가리는 자리로, 프로축구연맹 소속 구단이 모두 참여해 주목 받았다.
대한민국 국적의 만 16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출전 가능하고, 우승 시 EA 챔피언스 컵 한국 대표 선발전의 오프라인 예선 진출권도 획득할 수 있는 프로 연계 공식 대회다. 참가 혜택도 커서, 예선전을 통과하면 각 구단의 공식 피파 온라인4 e스포츠 대표팀으로 위촉된다. 최종 우승 시엔 상금 1000만원과 더불어 K리그 시상식 등 행사에도 초청받는다.
8강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인 eK리그 2020은 개막전부터 4만 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와 80만 명 이상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하는 등 e스포츠와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로 떠올랐다.
e스포츠 선수와 프로스포츠 선수의 이색 만남도 추진됐다.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는 연말을 맞아 스페셜 매치인 ‘LoL : 협곡의 선수들(KBA)’을 개최했다. LoL 전 프로 선수들과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이 함께 팀을 이뤄 진행된 KBA는 비시즌 기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와 KBO리그 팬들에게 즐길 거리를 선사하고자 기획됐다. LCK에선 ‘고릴라’ 강범현, ‘갱맘’ 이창석, ‘플레임’ 이호종, ‘울프’ 이재완이 참석했고, KBO에선 오재원과 함덕주(이상 두산), 박종훈(SK), 고우석(LG), 최원태(키움), 김원중(롯데), 최원준(KIA), 배제성(KT), 노시환(한화), 원태인(삼성)이 자리를 빛냈다. 4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결에선 이호종과 최원준이 중심이 된 ‘꽃보다플잔디’가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2000만원 전액은 기부됐다.
e스포츠는 과거 ‘서브컬쳐’로 치부됐다. 하지만 최근 e스포츠의 인기가 글로벌적으로 커지면서 주 시청자인 10대~20대를 아울러 공략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했다. 업계는 기성 프로스포츠가 최근 eK리그, KBA 등 일련의 행사들을 기획하는 것에는 e스포츠를 통한 접근으로 젊은 시청자들의 유입을 이끌어내겠다는 셈법이 담겨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e스포츠가 프로스포츠의 위상을 위협하는 위치에 다다랐다고 보기도 한다.
대표적인 e스포츠 종목으로 꼽히는 LoL e스포츠의 경우 ‘2020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분당 평균 시청자 수가 전년 대비 87% 증가한 360만 명을 기록했다. 시청 시간은 지난해 대비 약 62% 상승한 61억6092만 시간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플랫폼의 수치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실질적 시청자 수는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oL e스포츠의 국내 리그인 LCK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명문 리그로 평가 받는 LCK는 유독 해외 시청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가입비만 100억인 프랜차이즈 모델이 도입되자, KIA 자동차와 농심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KIA는 롤드컵 우승팀인 담원 게이밍과 네이밍 스폰서십을 체결했고, 농심은 팀 다이나믹스를 인수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LG 전자가 글로벌 e스포츠 게임단인 젠지e스포츠와 손을 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e스포츠의 세계적인 인기와 높은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시장 진입을 결정한 것”이라며 “세계적인 인기에 농심의 브랜드력을 더하면 글로벌 시장 공략의 새로운 도약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중파 방송에 LoL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드문 일이 아니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인 ‘페이커’ 이상혁은 이미 수차례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냈고, 최근엔 담원 선수들의 인터뷰가 KBS 뉴스를 통해 대중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한편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오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포함돼,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