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를 본 록 가수 핑크의 말이다. 핑크는 7일 SNS에서 “미국의 슬픈 날”이라며 “독이 든 음료를 마시는, 비(非) 애국적이고 위선적인 자”라고 말했다. 시위대에게 귀가를 요구하면서도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며 여전히 부정 선거 의혹을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한 발언으로 보인다.
가수 스티비 원더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할 때”라며 “슬프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그 직의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자기애가 강하고 위험한 대통령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정부에 대한 폭력적인 선동을 조장할 것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그는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므로 더 이상 대통령으로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룹 블랙핑크와 협업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가수 겸 배우 셀레나 고메즈는 소셜미디어가 극우주의자를 집결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미디어서비스와 이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국회의사당 난입사태는) 증오심을 가진 이들에게,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플랫폼을 허락한 결과다. 앞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영화인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배우 크리스 에반스는 “이번 시위대가 백인이 아니었다고 상상해봐라”고 SNS에 적었다. 이번 폭동이 지난 5월 발생했던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인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과 대조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배우 마크 러팔로 역시 “우리 측(트럼프 대통령 반대파)이었다고 상상해봐라. 우리 중 단 한 사람도 무장하지 않았다 해도, 거리에는 우리의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로건’ ‘포드 V 페라리’ 등을 연출한 제임스 맨골드감독은 친(親) 트럼프 성향을 보였던 미국 보수매체 폭스와, 폭스를 소유한 호주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일가를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사당이 무법 상태가 된 것을 보며 슬펐다”면서 “머독 일가는 인종 차별, 성 차별, 악의적인 거짓말을 일삼았다. 동료 콘텐츠 제작자 여러분, 우리는 폭스 방송에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하드 록 기타리스트인 테드 뉴전트는 극좌파 세력인 안티파가 트럼프 지지자를 가장해 폭동을 선동했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다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뉴전트가 거론한 안티파 가담설은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 싱어송라이터 아리엘 핑크는 “대통령에 대한 나의 지지를 평화롭게 보여주기 위해 워싱턴DC에 있었다”면서도 백악관 집회에만 참여했을 뿐 국회의사당엔 들어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지난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던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4명이 사망하고 최소 52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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