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과 SKT는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이마트가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식 1000억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 352억8000만원 등 총 1352억8000만원이다. 인수 후에도 야구단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하며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는 전원 고용 승계한다.
시장에선 이번 인수가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온라인으로 쇼핑의 중심축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줄곧 ‘체험형 유통’을 강조해 왔다. 단순 상품 판매만 그쳐서는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었다. 그간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화성 국제테마파크 추진 등의 대규모 사업이 잇따랐다. 야구단 인수도 같은 배경에서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기존 유통사업과 야구가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게 신세계그룹 측의 기대다. 야구는 팬들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이 잘 진행된 스포츠 분야로 여겨진다. 야구장 내 노브랜드 등 계열사 매장을 입점 시키는 것을 넘어 다양한 마케팅도 가능하다. 프로야구 관중의 60%가 20~30대인 것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그간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면서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야구 관중 입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도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업계에 따르면 SK와이번스는 지난해 8억60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롯데캐피탈로부터 5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SNS 중계 등 ‘비대면 응원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유지비용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보통 프로야구단의 1년 운영비용은 300억에서 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광고비용과 입장수입이 발생한다고 해도 대부분 모기업으로부터 수혈을 받는다. ‘돈먹는 하마’라는 평가도 따라붙는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선 이마트부분 주요 계열사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이마트의 수익성이 반등하곤 있지만,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와 코로나19 등으로 몇 년간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2019년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스타필드의 운영사 신세계프라퍼티도 좋은 상황이 아니다. 화성 테마파크에도 현재까지 1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었고, 총 5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통의 온라인화가 가속화 하면서 신흥 유통 강자들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수요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눈앞의 수익보다 미래에 가치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점포와 부동산 매각으로 이마트의 현금유동성도 개선된 상황”이라고 평했다. 이어 “운영비 300억원에 준하는 시너지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라며 “시설 건립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공언한 만큼, 지출에 대한 부담 역시 상당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