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에 빠졌던 두 팀은 앞선 경기에서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력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T1은 ‘테디’ 박진성과 ‘커즈’ 문우찬, 두 명의 베테랑을 투입해 급한 불을 껐다. 아프리카는 한층 더 좋아진 호흡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두 팀은 현재 2승3패로 승패가 같지만 득실차에서 앞선 T1이 6위에, 아프리카가 7위에 자리했다.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상위권 경쟁에 합류하려면 상대를 꼭 넘어야 한다.
경기를 시청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관전 포인트를 ‘쿡’ 찍어 준비했다.
#1. 흔들리는 칸나, 제우스 뜰까?
전문가들은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이 부진하면서 T1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데뷔 2년차를 맞은 김창동은 지난 시즌 맹활약하며 ‘LCK 세컨드팀’에도 이름을 올릴 정도로 존재감을 뽐냈지만, 올 시즌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통계 사이트 gol.gg에 따르면 김창동은 올 시즌 상대 라이너와 경기 15분까지의 골드 격차가 -342로 11명 중 8위에 해당한다. 라인전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경기 당 평균 크립스코어(CS)는 8.4개로 이 부분 3위다. 팀이 김창동의 성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치에 비해 돌아오는 성과는 적다. 팀 내 대미지 비중이 22%로 10위고, 분당 대미지는 375로 리그 최하위다.
자연스레 올 시즌 1군에 등록된 유망주 ‘제우스’ 최우제의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우제는 관계자들과 선수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유망주로, 만 17세가 되는 31일부터 경기에 출전이 가능하다. 양대인 T1 감독이 제우스를 당장 출전시킬지는 알 수 없지만 아프리카 선수들은 최우제의 출전이 유력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최우제가 출전한다면 맞상대를 하게 될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은 “대회를 대비하는 선수는 대회장에서 하면 긴장하기 마련인데 숙소에서 하니 긴장은 많이 안 될 것 같아 아쉽다”며 “나는 나 하던 대로 계속 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했다.
최우제가 과연 아프리카전에서 LCK 데뷔전을 치를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2. 상혁아… 친정팀 만나는 뱅
아프리카의 원거리 딜러 ‘뱅’ 배준식에게 T1전은 각별하게 다가온다. 배준식은 과거 SK 텔레콤 T1(현 T1) 소속으로 뛰며 2015, 2016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정상에 올랐다. 2017년엔 준우승을 거뒀다. 2019년 T1과 계약을 해지한 배준식은 북미 리그에서 뛰다가 올 시즌 LCK 복귀를 선언했다. 기량 하락에 대한 우려와 달리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준식이 뛰던 당시의 T1과 현재의 T1은 크게 다르다. 함께 뛰었던 동료 대부분은 이적하거나 은퇴했다. ‘페이커’ 이상혁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배준식은 그간 T1을 향해 애틋한 감정을 드러내왔다. 시즌을 앞두고는 이상혁, ‘울프’ 이재완 등과 함께 여행을 즐긴 모습이 T1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배준식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T1은 승패를 떠나서 워낙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든 선수가 경계된다”며 “우리가 지금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친정팀 상대로 꼭 승리하고 싶다.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경기 후 “T1과 만났을 땐 꼭 페이커 선수가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던 배준식이지만 이상혁과의 조우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10인 로스터를 가동하며 무한경쟁에 돌입 중인 T1은 강팀과의 대결에선 이상혁을, 상대적 약팀과의 대결에선 유망주 ‘클로저’ 이주현을 투입하고 있다. 그간의 흐름대로라면 아프리카전엔 이주현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롤드컵 2연패를 합작한 두 선수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경기는 아프리카TV 및 트위치TV,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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