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혼자 봐요”… ‘2021 설 연휴’ 볼 영화 5 [나 홀로 설에]

“이번엔 혼자 봐요”… ‘2021 설 연휴’ 볼 영화 5 [나 홀로 설에]

기사승인 2021-02-12 08:00:02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494만8070명. 지난해 설 연휴(1월24일~27일) 4일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수다. 2021년 설 연휴(2월10일~13일)도 4일이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지난해처럼 하루 평균 12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 그럼에도 올해 극장가는 새로운 영화들로 관객맞이 준비를 마쳤다. 이번 연휴 기간 홀로 극장을 찾고 넷플릭스를 뒤적일 관객들이 볼 만한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영화 '소울' 스틸컷
△ ‘소울’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중 단 한 편을 추천한다면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감독 피트 닥터)이다. 설에 맞춰 개봉한 건 아니지만 연휴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0일 개봉 당시부터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130만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특유의 상상력과 따뜻한 감성이 잘 녹아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죽음 이후의 세상, 태어나기 이전의 세상을 무대로 삶의 의미를 되짚는 메시지도 호불호를 타지 않는다. 오프닝을 여는 단편 ‘토끼굴’도 사랑스럽고, 뉴욕을 배경으로 흐르는 재즈 음악은 코로나 시국에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 충분하다.

→ 가족과 봐도 좋을 영화지만, 혼자 봐도 어색함 없을 웰메이드 애니메이션 ‘소울’로 2021년 설 연휴 기억을 남기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영화 '새해전야' 스틸컷
△ ‘새해전야’

부담 없이 웃고 즐기고 싶다면 영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다. 큰 자본을 투자한 한국영화가 보이지 않는 이번 설 연휴에 개봉한 한국영화 중 하나다. 개봉 첫 날부터 관객들의 기대를 받으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새해를 맞는 1월1일 전 일주일을 배경으로 다사다난한 네 커플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코믹하게 풀어냈다. 재활 트레이너부터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게 그렸다. 적당히 가벼운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흘러가는 걸 불편하지 않게 지켜보기 좋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람 많은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과 아르헨티나 여행 장면들은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는 느낌을 전한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결혼전야’의 후속작으로 홍지영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았고 배우 김강우, 이연희가 연이어 출연했다.

→ 혼자 편하게 쉬는 마음으로 감상하기 좋은 ‘새해전야’로 새로운 한 해를 맞는 것도 추천할 만한 선택이다.

 
영화 '몬스터 헌터' 스틸컷
△ ‘몬스터 헌터’

명절에 방영되던 할리우드와 홍콩 액션 영화가 그립다면 영화 ‘몬스터 헌터’(감독 폴 앤더슨)다. 이번 설 연휴에 개봉한 유일한 액션 영화로 배우 밀라 요보비치와 토니 자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게임 원작을 토대로 동서양의 액션이 혼재된 독특한 액션이 눈에 띈다. 서사의 개연성과 완성도보다 액션을 보여줄 상황과 무대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두 주인공이 대립하고 또 협력하며 몬스터들과 맞서는 간단한 내용을 눈 뗄 수 없는 시원한 액션으로 채워냈다. 끝없이 펼쳐진 숨 막히는 사막과 CG를 배경으로 목숨 걸고 싸우는 인물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간다. 그동안 쌓인 근심과 걱정은 잠시나마 잊게 해주기 충분하다.

→ 복잡한 영화 대신, 쉽고 빠른 ‘몬스터 헌터’로 그동안 쌓인 근심·걱정 잠시 잊는 연휴를 보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선택이다.

 
영화 '아이' 스틸컷
△ ‘아이’

시간이 아깝지 않을 완성도 높은 좋은 영화 한 편을 만나고 싶다면 영화 ‘아이’(감독 김현탁)다. ‘새해전야’와 함께 이번 연휴 개봉한 한국영화 중 하나지만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진 못하며 박스오피스 6위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봤던 ‘아이’ 소재의 평범한 상업영화와 완전히 다른 길을 간다. 아이를 통해 어른들이 잘못을 뉘우치거나 화해하는 이야기는 없다. 대신 아이를 통해 만난 ‘어른 아이’ 두 사람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예상 밖의 연대를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에 가깝다. 가족 드라마와 코미디, 감동을 담은 전형적인 전개를 택하지 않고 어둡고 현실적인 밑바닥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그럼에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뜻한 놀라운 영화다. 배우 김향기와 류현경이 어떤 연기를 하는 배우들인지 확인할 수 있다.

→ 아무 방해 없이 온전히 혼자 감정을 느끼고 곱씹기 좋을 ‘아이’로 연휴 동안 영화의 매력에 취해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다.

 
영화 '승리호' 스틸컷
△ ‘승리호’

명절 연휴마다 즐겨봤던 큰 규모의 블록버스터 한국영화가 그립다면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다.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시국으로 개봉 시기를 미룬 끝에 지난 5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됐다. 공개 직후부터 줄곧 ‘오늘 한국의 TOP10 콘텐츠’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우주 SF 장르를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담아냈다. 할리우드 영화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수준 높은 CG와 장르의 공식을 한국영화에 맞게 적용한 유연성이 놀랍다. 우주쓰레기들을 치우는 우주청소부들이 겪는 모험과 갈등, 성장이 인간적인 따뜻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마블 영화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뛰어나지 않은 인물들이 어쩌다 지구를 구하게 되는 이야기가 코믹한 터치로 그려졌다. 한국어를 하는 한국 배우가 주인공이 되어 외국인들과 소통하는 설정이 어색하지 않다면, 짜임새 있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 극장에 가기 귀찮을 때 집에서 보기 좋을 ‘승리호’로 오랜 만에 우주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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