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규정에 의거해 2021 발리볼네이션스리그, 2020 도쿄올림픽 등 향후 모든 국제대회의 국가대표 선수선발에서 제외한다"며 "앞으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해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임할 수 있는 지도자와 선수만을 국가대표팀에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학폭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따라 이재영·이다영은 앞으로 국가대표 선수는 물론이고 지도자로도 활동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배구협회는 두 선수의 모친인 전 배구 국가대표 세터 김경희씨에 지난해 수여한 '장한 어버이상'을 취소하는 절차도 밟을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이재영·다영 자매를 한국 최고의 선수로 길러낸 공로로 이 상을 받았다.
그러나 학폭 폭로에서 김씨가 부적절하게 팀 전술에 개입하고 쌍둥이 자매만을 위한 전술을 펼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소속팀인 흥국생명도 두 선수의 프로배구 경기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
흥국생명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10일 이재영, 이다영 선수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어 선수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들이 용서할 때까지 출전 정지가 유지될 것"이라며 "징계는 한 시즌이 될 수도, 두 시즌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학폭 폭로 이후 이재영·다영 선수가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은 쌍둥이 자매의 내용을 삭제했다. 차 광고모델에서도 하차했다.
배구협회와 소속팀의 중징계에도 일부 누리꾼은 '수위가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온 게시글은 16일 오전 8시37분 현재 11만2794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학폭은) 단순히 개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체육계의 신뢰와 도덕성의 문제"라면서 "야구 구단 및 협회들도 최근에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난 선수들에 대한 제명 및 지명철회 등 강력하고 당연한 조치를 행했던 것 처럼 만약 여자배구선수들의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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