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적폐로 낙인찍힌 원거리 딜러 챔피언 ‘사미라’를 당분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서 보지 못할 전망이다.
18일 라이엇 게임즈는 11.4 패치를 적용했다. 눈에 띄는 변경점은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의 성능이다. ‘징크스’와 ‘케이틀린’의 능력치가 상향됐고, ‘카이사’와 ‘사미라’는 하향됐다.
강력한 대미지, 대규모 교전에서의 폭발력을 갖춘 ‘카이사’와 ‘사미라’는 대회의 1티어 원거리 챔피언으로 꼽힌다. 경기가 벌어지면 각 팀의 원거리 딜러들이 둘을 나눠 가지는 식이다. 간혹 ‘자야’와 ‘세나’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둘이 나와 각축을 벌인다.
하지만 11.4 패치를 통해 고착화 된 원거리 딜러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카이사’는 ‘이케시아 폭우(Q)’ 스킬의 기본 피해량과 단일 대상 최대 피해량, 진화 시 단일 대상 최대 피해량이 하향됐다. ‘카이사’의 지나치게 강한 초반 단계를 견제한 내용이다. 그러나 조정 폭이 크지 않아 성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반면 ‘사미라’에게는 이번 패치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사미라’는 효율적인 패시브 스킬, 파괴적인 궁극기 등을 앞세워 하늘을 찌를 듯한 고승률을 자랑했다. 이후 거듭된 패치를 통해 성능을 하향했지만 건재함을 잃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템 ‘불멸의 철갑궁’의 상향에 힘입어 솔로랭크와 대회를 주름잡았다.
결국 라이엇이 칼을 빼들었다.
‘패시브와 ‘천부적재능(Q)’ 스킬의 공격력 계수가 하향됐고 ‘원형검무(W)’ 스킬의 지속 시간(1초→ 0.75초)이 하향됐다. 여기에 진입과 도주의 핵심 스킬인 ‘거침없는 질주(E)’가 아군에게 사용할 수 없도록 변경됐고 궁극기(R)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3초에서 8초로 늘어났다. 난도질에 가까운 패치라, 천하의 ‘사미라’도 재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LoL 통계 사이트 LoL.PS에 따르면 ‘사미라’는 11.4 패치 적용 하루 만에 솔로랭크에서 승률 44.2%를 기록, 지난 버전보다 승률이 5.8% 하락했다.
리그의 원거리 딜러 선수들도 ‘사미라’의 미래를 어둡게 점쳤다. 11.4 패치가 리그에 적용되는 2주 후 부터는 ‘사미라’를 경기에서 꺼내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담원 기아의 원거리 딜러 ‘고스트’ 장용준은 지난 17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미라는 이번 패치까지는 ‘철갑궁’ 버프로 매우 좋은 카드이지만 11.4패치부터는 사실상 쓰지 말라는 것 같다”며 “11.4패치 이후 사미라는 당분간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데프트’ 김혁규는 “카이사와 사미라 때문에 못 나오는 원거리 챔피언들이 많았다. 그간 다른 챔피언들이 버프도 많이 받아서 이제는 조금 더 다양한 구도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즈리얼이나 징크스, 시비르 등이 나올 만 하다”고 전했다.
한편으론 ‘사미라’의 기본 성능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선수도 있었다.
젠지e스포츠의 ‘룰러’ 박재혁은 18일 “사미라는 솔직히 예전 느낌은 안 날 것 같다”면서도 “몇 년 전부터 아무리 성능이 하향돼도, 해보고 괜찮다 싶으면 대회에 꼭 나오더라”며 “오늘 패치가 적용돼서 아직 플레이는 못 해봤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해봐야 알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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