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는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으로 국가대표 브레이크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아시안컵이 잠정 연기되면서 10개 팀은 선수 이탈 없이 휴식기를 보냈다. 숨을 고른 프로농구는 24일부터 다시 시작한다.
현재 팀당 15경기 내외를 남겨둔 가운데 막판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선두 전주 KCC와 2위 울산 현대모비스 승차는 3경기, 3위 고양 오리온과 6위 부산 KT는 2.5경기 차에 불과하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몇몇 팀들이 외국인 선수 변화를 통해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인천 전자랜드는 이번 휴식기를 통해 태풍의 눈이 됐다. 기존의 에릭 탐슨과 헨리 심스 체제로 한계를 느낀 전자랜드는 데본 스캇과 조나단 모틀리를 영입하며 2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NBA 하부리그 G리그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모틀리는 타 구단들이 과거 영입을 추진할 정도로 수준급 선수다. 2019~2020시즌 G리그 26경기 24.0점 7.9리바운드 2.8어시스트로 리그를 폭격했다. NBA에서는 같은 시즌 13경기에 출전해 2.1점 0.8리바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내외곽 공격이 모두 가능한 빅맨 자원이다.
이스라엘에서 뛰던 스캇은 골밑 경쟁력을 갖춘 자원이다. 올 시즌 이스라엘 1부 위너리그에서 8경기 25.4분을 뛰며 13.9점 6.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패스 센스와 활동량이 뛰어난 선수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치를 앓았던 전자랜드는 이번 교체로 전력이 크게 상승했다. 교체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이전 선수들보다 뛰어나 전자랜드가 다크호스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프로농구 관계자는 “남은 경기에서 전자랜드를 상당히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 KGC도 외국인 슬롯에 변화를 줬다. 안양 KGC는 전자랜드만큼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심했던 팀이다. 시즌 초반 영입한 NBA 경력자 얼 클락이 부진하자 지난 시즌에 활약한 크리스 맥컬러를 불러들였다. 하지만 맥컬러도 이전 만한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재 KGC가 입단을 추진하고 있는 선수는 자레드 설린저다. NBA 팬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선수다. 설린저는 2012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된 후 총 5시즌을 뛰었다. 특히 데뷔 초반에는 보스턴의 주전 선수로도 활약했다.
설린저는 NBA에서 총 269경기에 출전하며 평균 10.8득점 7.5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2016~2017시즌을 끝으로 중국 CBA로 넘어가 커리어를 이어갔다. 득점력과 시야, 돌파 능력 등 흠 잡을 데가 없는 설린저는 당장 KBL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는 선수다. 이전까지 쌓은 경력으로 치면 KBL에서 역대급으로 뽑을 만한 외인이다.
다만 최근 두 시즌을 부상으로 거의 소화하지 못한 점은 옥에 티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상태고 한국에 입국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설린저의 데뷔는 3월 중순으로 예측된다. 6라운드 중반인 만큼 착실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전주 KCC는 2018~20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활약한 디제이 존슨을 영입했다. 당초 대표팀에 차출된 귀화선수 라건아의 빈자리를 메울 계획이었는데, 대표팀 일정이 연기돼 외국인 한 명을 추가 보강으로 방향을 틀었다. 총 외국인 선수를 3명이나 보유하게 된 KCC는 선수 기용에서 유리함을 가지게 됐다.
2위 현대모비스도 한국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친 애런 헤인즈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헤인즈는 KBL 역대 최고의 외인 으로 손꼽힌다. 2008~2009시즌을 시작으로 12시즌 간 KBL에서 뛰었고, 그가 기록한 통산 득점은 역대 2위(1만780점)에 달할 정도다.
올 시즌 KBL과 연을 맺지 못한 헤인즈는 시즌 중반 한국 복수의 구단에 입단을 요청했고, 현대모비스가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에 도착해 자가격리중인 헤인즈는 조만간 현대모비스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헤인즈를 영입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 현재 외국인 숀 롱은 라운드 MVP를 수상할 정도로 건재하다. 백업 외국인 선수 버논 맥클린도 최근 현대모비스 수비의 주축을 자리잡았다. 이미 불혹의 나이를 넘긴 헤인즈가 두 선수를 제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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