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영은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5라운드 서울 SK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3점슛 3개 포함 21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일영의 활약 속에 오리온은 81대 79, 극적인 승리를 가져갔다. 오리온은 단독 3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허일영은 “또 2점차 승부에서 지는 줄 알았다. 어쨌든 이겼다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라며 “2점차 승부에 약하다는 걸 신경 안 썼다면 거짓말이다.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도 있었다. 여전히 불안한 부분도 있지만, 경기 도중에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다.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고 언급했다.
허일영의 말대로 오리온은 올 시즌 2점차 박빙 승부에서 1승 10패로 접전에서 유달리 약한 모습이었다. 이날 경기도 2쿼터 한 때 21점차까지 앞섰지만 3쿼터부터 점점 실점이 많아지더니 경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1점차까지 따라잡혔다.
허일영은 위기 상황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경기종료 38초전에는 디드릭 로슨의 패스를 골밑득점으로 연결, 오리온에 4점차 리드를 안기기도 했다. SK가 마지막 공격에 나가기 직전 파울로 끊으면서 실점 위기도 넘겼다. 자칫 U-파울이 선언될 뻔했지만, 다행히 일반 파울로 인정됐다.
강을준 감독 역시 “경기 자체는 졸전이었다”라고 말했지만, 허일영에 대해선 “캡틴다웠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로써 오리온은 2점차 이내 승부 9연패에서 벗어났다. 오리온은 이날 경기 전까지 2점차 이내 승부에서 1승 10패에 그친 터였다.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오리온은 또 SK 상대 4연승을 달렸는데, 허일영은 “어릴 때부터 이 체육관을 많이 접해 왔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다. 선수마다 특정 체육관에서 자신감이 생긴다고도 하지 않나. 그중 하나인 것 같다. 그런 만큼 조금 더 집중해서 쏘려고 한다. 어릴 때부터 겪어 왔다 보니 가끔 우리 집 같은 느낌도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부진한 데빈 윌리엄스(6득점)을 두고 주장 허일영은 “아직 윌리엄스 본인에게 크게 이야기한 부분은 없다. 코칭스태프 쪽에서 이야기해 주실 테지만, 빨리 적응하면 좋겠다고는 했다.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세다 보니 자기 스타일에 맞추려 하는 경향이 있다. 팀에 맞추는 것보다는 그게 강하다.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것만 바뀌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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