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인회는 17일 성명을 내고 “용의자는 약 1시간에 걸쳐 아시안이 운영하는 3곳의 업소를 표적으로 총격을 가했다”면서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기간 미국 전 지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LA한인회는 “모든 증오범죄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 붕괴 범죄이고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애틀랜타 해당 지역 경찰,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 관계기관이 증오 범죄로 수사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증오범죄로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발표한 것을 비판했다.
LA한인회는 “증오범죄 가능성이 매우 큰데도 이번 사건을 보도하는 미국 미디어들이 (경찰 발표를 인용해) 용의자가 성 중독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 증오범죄 가능성을 애써 감추는 행태를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992년 LA폭동 당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한인·흑인 간 문제로 몰아간 전례를 볼 때 이번 사건이 왜곡되지 않도록 미국 미디어에 이를 분명히 지적하고 사건이 제대로 보도되도록 강력히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의자는 경찰에 아시아계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틀랜타 현지 방송 WSB는 같은날 롱이 체포 직후 자신을 심문한 수사관들에게 이번 총격 사건은 자신의 성적인 욕망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6일 애틀랜타 소재 세 곳의 마사지숍에서 연쇄 총격이 발생해 8명이 숨졌다. 롱은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에 있는 마사지숍 ‘영스 아시안 마사지 팔러’, 애틀랜타 북부 피드먼트로에 위치한 ‘골드 마사지 스파’ ‘아로마 세러피 스파’를 찾아 총기를 난사했다.
이들 중 6명이 아시아계였고 4명은 한국계 여성으로 조사됐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도 “주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통해 사망자 4명이 한국계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롱의 SNS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며 적대감을 드러내는 글이 확인됐다. 그는 “(중국이) 미국인 50만명을 죽인 것은 21세기에 세계적 지배를 확고히 하기 위한 그들 계획의 일부일 뿐”이라는 글도 올렸다. 일각에서는 롱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러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추종자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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