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젠지e스포츠가 담원 기아전에서 승리 그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젠지는 18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담원 기아전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11승(5패)째를 거둔 젠지는 득실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 앞서 2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젠지는 앞서 5위 T1과의 맞대결에서 0대 2로 완패했다. 경기력이 너무 좋지 못해 담원전에도 부정적인 흐름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됐다. 실제 젠지의 탑라이너 ‘라스칼’ 김광희는 “지난 경기에서 너무 못해서 걱정되고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젠지 선수단 역시 T1전 패배의 주요 원인을 경직된 밴픽으로 짚었다. 연습 과정에서 몇몇 챔피언의 숙련도를 가다듬었고, 담원전에서 효력이 나타났다. 김광희는 “오늘 사용한 픽들은 연습 때 준비한 거다. 대회에서 잘 활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젠지의 밴픽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라이프’ 김정민의 ‘쓰레쉬’였다.
김정민은 ‘세트’와 ‘자르반’ 등 사파 챔피언들을 잘 다루지만, 정통적인 서포터를 플레이하는 것을 기피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1티어 서포터 챔피언이라 평가 받는 쓰레쉬를 올 시즌 한 차례도 꺼내지 않아, 상대에게 수월한 선택지를 쥐어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김정민은 이날 보란 듯이 쓰레쉬를 꺼내 좋은 활약을 펼쳤다. 쓰레쉬와 궁합이 잘 맞는 ‘징크스’와 함께 바텀 라인 주도권을 잡았고, 교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3세트엔 난전 상황에서 절묘한 스킬 활용으로 상대 ‘빅토르’를 잡아내는 등 대승에 일조했다. 김정민은 경기 종료 후 “쓰레쉬를 오랜만에 꺼냈는데 담원 기아를 잡아 기분이 좋다”며 “징크스라는 챔피언이 뜨면서 메타에 맞게 쓰레쉬를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김광희의 ‘초가스’ 픽 역시 담원 기아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간 김광희는 ‘카밀’을 자주 플레이 해 왔는데 상대가 이에 잘 대처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코칭 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초가스’를 연습했고 담원 기아에게 완벽한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이밖에 ‘룰러’ 박재혁이 ‘트리스타나’를 준비하는 등 노력을 통해 변화를 모색한 젠지다.
김정민의 쓰레쉬, 김광희의 초가스 등이 더해지면서 젠지를 상대하는 팀들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한 단계 더 성장한 젠지가 남은 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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