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전국 초·중·고 교사 5984명을 대상으로 조사, 2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9.98%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현재 담당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 수가 과밀하다고 답했다. 과밀하지 않다는 10.02%에 그쳤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학급의 학생 수는 26~30명이라고 답한 교사가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41%다. 21명~25명 31.2%, 31명 이상 15%, 16~20명 8.4%, 15명 이하 4.3%로 집계됐다.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 밀집도가 제일 심각했다. 응답한 중학교 교사 중 73.7%는 학급의 학생 수가 26명 이상이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52.1%, 초등학교 46.7%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과반의 학교는 ‘학년별로 돌아가면서 등교하기’를 택했다. 전체 응답자의 62.7%였다. 매일 등교 33.1%, 학년 또는 학급별로 오전·오후 교차 등교 2.6%, 학급별 돌아가면서 등교 1.2%로 조사됐다. 매일 등교한다는 답변은 소규모 학교가 상대적으로 많은 읍면 지역에서 75.3%로 확인됐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등교 방침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과반이다. 전체 응답자 중 54%는 교육당국의 등교 방침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적절하다 27%, 잘 모르겠다 20%였다.
적절하지 않은 이유(2개 선택)로는 방역 지원 부족·학생 밀집으로 인한 감염 위험(46.2%)과 원격수업 장기화로 인한 학생 간 학습 격차 심화(38%),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교차 진행으로 인한 현장 혼란(37.5%), 대면 부족으로 인한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 문제·생활지도 어려움(31.8%) 등이 꼽혔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학급별 적정 학생 수는 몇 명일까. 교사 10명 중 9명은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일 때 교육 효과가 높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0.8%다. 이중 학급당 적정 학생 수가 16~20명이라고 답한 이는 67.7%다. 15명 이하는 23.1%다. 반면 적정 학생 수를 21~25명이라고 생각한 교사는 9%에 그쳤다. 26~30명은 0.2%다.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유아 14명 상한을 법제화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띄엄띄엄 등교로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없다면 답은 하나”라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밀학급은 등교일 내내 ‘방역의 사각지대’가 된다”며 “학급당 학생 수에 상한을 두지 않고 안전한 등교수업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급당 학생 수 20인 이하 교육기본법 개정안,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는 개인 휴대폰 또는 학교 메신저를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로 이뤄졌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1.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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