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페이커의 새 친구 세라핀

[LCK] 페이커의 새 친구 세라핀

기사승인 2021-03-29 15:04:50
'페이커' 이상혁. T1 페이스북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T1)은 e스포츠판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에서 9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인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선 3회나 우승했다. 

올해로 한국 나이 26살에 불과한 그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국내 프로게이머의 평균 수명이 3년에 불과한데, 이상혁은 올해로 데뷔 9년차를 맞았다. LCK 출전 경기 수는 635회로, 2위 ‘스코어’ 고동빈(은퇴)의 기록(544경기)을 훌쩍 뛰어 넘는다.

타고난 재능과 승리를 향한 끝없는 집념이 그의 장기집권 비결로 꼽히지만, 다양한 챔피언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 역시 그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이상혁은 8년간의 선수생활 동안 대회에서만 71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LoL에는 현재 총 154개의 챔피언이 존재한다. 이 중 절반 가까이를 대회에서 활용한 셈이다. 

LoL은 주기적으로 신규 챔피언을 업데이트한다. 새로이 등장하는 챔피언을 베테랑 선수가 빠른 시일 내에 능숙하게 다루기란 쉽지 않다. 챔피언 폭을 넓히지 못해 은퇴하는 선수도 여럿이다.

다양한 챔피언을 대회에서 활용하다보니 시즌마다 이상혁을 대표하는 챔피언도 나온다. 올 시즌 주인공은 ‘세라핀’이다. 세라핀은 LoL의 152번째 챔피언으로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세라핀은 이상혁의 포지션인 미드(중간) 라인에서 사용되도록 설계됐지만 약한 라인전 성능으로 인해 정작 미드라이너들에게 외면을 받아왔다. 

라인전 단계만 넘으면 가공할 성능을 보이지만, 안정성이 지나치게 떨어져 위험 부담이 큰 픽으로 분류됐다. 실제로 올 시즌 세라핀을 사용한 미드라이너는 이상혁을 포함해 5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세라핀을 가장 사랑한 선수는 이상혁이다. 올 시즌 4차례 플레이했다. ‘쇼메이커’ 허수(담원 게이밍)와 ‘베이’ 박준병(농심 레드포스)은 2번, ‘야하롱’ 이찬주, ‘라바’ 김태훈(이상 프레딧 브리온)은 각각 1번씩 꺼냈다. 플레이도 가장 인상적이었다. 15킬, 47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동안 단 4번 죽었다.

분당 크립스코어(CS) 7.4개, 분당 골드 획득 368, 킬 관여율 77%로 세부 지표 역시 상당히 좋다. 국내 최고 미드라이너로 꼽히는 허수의 세라핀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허수는 올해 22살로 프로게이머로는 전성기에 접어 든 나이다. 

이상혁이 세라핀을 꺼내 맞대결한 상대가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상혁은 세라핀을 플레이한 경기에서, 라인전이 강하다고 정평이 난 젠지e스포츠의 ‘비디디’ 곽보성(23), 한화생명e스포츠의 ‘쵸비’ 정지훈(21)에게 모두 판정승을 거뒀다. 관계자들은 이상혁의 노련함이 세라핀에 안정성을 불어넣었고, 성능이 극대화됐다고 보고 있다.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PO) 무대에서 T1을 상대할 팀들은 세라핀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이 숙제로 주어졌다. 이상혁에게 세라핀을 쥐어주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5장의 ‘밴(Ban)’ 카드 중 하나를 소모해 금지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T1의 다른 포지션에 숨통을 열어주는 모양이 된다. 그렇다고 숙련도 없이 세라핀을 가져왔다간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이번 PO는 11.6 패치로 진행이 된다. 그간 등장하지 못했던 챔피언들이 재조명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인만큼, 이상혁의 깜짝 카드가 등장할 수 있어 상대로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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