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의무기록(EMR)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IT전문가들로 구성된 신생기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의석 세나클소프트 대표이사는 네이버 검색광고 사업, SK텔레콤 T전화 서비스 등을 성공시킨 플랫폼 비즈니스 전문가로, 지난 2018년 회사를 설립해 올해 1월 병의원에 최적화된 EMR서비스 ‘오름차트’를 출시하고 이달 5일 의원급 의료기관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실시한다.
다수의 EMR 선행 업체들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속속히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 대표는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면 된다’는 개발자의 마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위 대표는 지난해 12월 대한의사협회와 ‘클라우드 기반의 EMR 및 데이터 연계사업’ 업무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 보안·호환성 문제 해결, 보험급여 청구 삭감 방지 시스템 탑재
IT전문가인 위 대표에게 EMR 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으로 나아가는 교두보이자 해결하고 싶은 과제 중 하나다. 그는 그간 폐쇄적이고 보수적으로 관리돼 왔던 EMR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의사가 본업인 진료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EMR시스템을 이용해 의사-환자간 소통 창구를 만들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보험급여 청구 시스템이 디지털화되면서 과거 의료진들이 수기로 작성해 보관하던 환자 인적사항, 진료정보 등도 전산화돼 지금의 EMR 형태로 발전했다. 당시 개발된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되다 보니 보안에 취약하고 기록‧보관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다수 의사들이 ‘더 나은 대안’이 없어 기존의 EMR시스템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매년 많은 사람들이 랜섬웨어 감염 또는 디스크 장애로 손실된 데이터를 살려 달라고 돈을 낸다. 데이터가 있어야 보험청구를 할 수 있고 복구가 안 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할 정도라 매일같이 백업을 한다”면서 “어떤 선생님은 컴퓨터가 켜지는 시간부터 백업이 완료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외우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이러한 문제해결의 필요성을 인지해 2016년 의료정보의 클라우드화를 허용했지만 정작 의료현장에서의 이해도, 인지도는 매우 낮다. EMR은 의료적 지식보다도 IT지식이 더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의사들을 케어하고자 세나클소프트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세나클소프트가 개발한 오름차트는 프로그램 실행까지 수십분 이상 걸리는 기존 EMR시스템과 달리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진료, 접수, 오더, 수납 현황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환자가 어떤 상태로 어디에 있는지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업무알림 기능도 탑재했다. 동시에 안전한 데이터 관리와 백업, 높은 수준의 보안 프로토콜을 구축해 기존 환자정보, 진료기록 등 모든 의료데이터를 변형 없이 그대로 가져올 수 있고 보안기능도 높였다.
아울러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든 진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백업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이는 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낮은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낮은 호환성은 의료데이터 활용을 저해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는 병원이나 솔루션 개발업체의 데이터 기록‧보관 방식이 파편화돼 있어 병원간 전산화된 의무 기록이 호환되지 않고, PC와 스마트폰, PC와 PC 사이에도 호환되지 않아 의료진들도 진료실 내 컴퓨터 전원을 끄는 순간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 데이터의 주체인 환자들도 병원에 내원해야만 의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위 대표는 “은행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 등을 통해 내 금융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도 환자들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데이터의 주체는 나인데 정작 내게는 내 몸을 관리할 의료정보가 없다”면서 “그 데이터가 어디에 있을까 생각했더니 EMR에 다 있었다. 민감 데이터이기 때문에 의사가 모든 정보를 관리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의 의지에 따라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만들어지면 의사 입장에서도 진료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며 “실제로 오름차트를 도입하고자 하는 의료기관들 사이에서는 EMR을 활용해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별도의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전했다.
또 오름차트에는 보험급여가 삭감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도 탑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고시 기준에 맞게 적절한 처방을 유도하고 사전 심사해 의료진들의 삭감 우려를 낮출 수 있다.
위 대표는 “의료진들 사이에서 삭감에 대한 고충이 일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수천개의 고시가 수시로 바뀌는데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전담인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고시를 업데이트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서버에 정부 고시를 업데이트하면 저절로 클라우드에 업데이트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처방 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미리 점검해준다”고 설명했다.
◇ “닥터케어 지원…클라우드 개념 확립 필요”
위 대표는 의사들의 고충과 니즈를 파악한 서비스로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의사에게 EMR은 매우 필수적인 시스템이지만 현 시스템에 대해 만족스러워하진 않을 것”이라며 “클라우드 기반 EMR에 대해 물어보면, 빨리 바꾸고 싶다는 그룹, 기능이 좋은 것은 알겠지만 바꾸지 않겠다는 그룹, 기존 방식이 편하다는 그룹으로 나뉜다. 바꾸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그룹은 ‘더 좋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라고 한다. 결국 물건이 좋으면 바꾼다. 이지스헬스케어와 같이 선행기업들에게 고마운 것은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EMR시장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의사가 집중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바로 환자 진료”라며 “의사는 헬스케어를, 우리는 닥터케어를 한다고 생각한다. EMR은 의사들이 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환자와 소통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위 대표는 클라우드 기반의 EMR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아직도 클라우드에 대한 개념이 혼재돼 있고 시장 개념도 잡히지 않았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만큼 클라우드의 중요성, 필요성에 대해 안내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일부 의료계에서는 클라우드 보관 의료정보에 대한 의사 책임을 덜어주는 것을 정책적으로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며 “현재 의료법에 따르면 모든 의료데이터에 대한 관리 권한과 책임이 의사에게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에 보관한 정보는 해당 업체가 관리하기 때문에 책임의 범위를 명시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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