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교창은 7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2020∼2021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유효 107표)에서 99표를 얻어 2년 연속 수상을 노리던 KT 허훈(8표)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KCC에 입단한 송교창은 고졸 출신 최초로 MVP를 수상하며 프로농구 새 역사를 썼다. 이날 베스트5에도 뽑혀 2관왕을 차지했다.
2번째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자리잡은 그는 매 시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로 4년차인 2018~2019시즌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송교창은 지난해에는 리그 베스트5에 드는 등 점점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그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이다.
올 시즌 송교창은 정규리그 50경기에 출전해 정규리그에서 평균 15.1점, 6.1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올렸다. 평균 득점과 리바운드는 국내 선수 전체 2위에 달하는 기록이다.
슈팅 능력은 조금 아쉬웠지만, 올 시즌 파워포워드로 완벽히 정착한 모습이었다. 궂은일을 처리하고 빠른 공수 전환과 높이로 무장하면서 KBL을 지배했다. KCC도 약점으로 꼽히던 파워포워드 자리는 가장 안정적인 자리로 바뀌었다.
팀의 중심으로 완벽히 자리잡은 송교창이다. 지난 시즌 중반에 합류한 라건아와 이정현 등 팀에 에이스가 많아 클러치 상황에서는 공을 거의 잡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마지막 순간에도 팀을 지휘하는 에이스의 모습을 보였다. 팀 내 득점 1위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송교창의 존재감은 컸다. 송교창은 주로 상대팀 외국인 선수를 맡거나 에이스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끈질긴 수비를 펼쳐 팀 최소 실점에 힘을 보탰다.
프로 데뷔 6년차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는 여전히 KBL에서 젊은 선수다. 아직 25살로 그의 친구들은 이제 2년차에 불과하다. 올 시즌이 끝나고 송교창은 FA가 된다. 고교생 신분으로 프로무대에 뛰어든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송교창은 “영광스러운 큰 상을 받아 최고의 하루가 됐다. MVP 얘기를 듣고 놀랐다. 이렇게 (표) 차이가 날지는 몰랐다. 의외였다. 부모님이 ‘큰 상을 받게 된 만큼 겸손하라’고 말씀해주셨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농구선수로서 최고의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MVP다. 그렇지 못하면 정규리그 MVP의 의미도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CC의 전창진 감독은 통산 6번째 감독상을 받으며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유재학 울산 현대모비스 감독이 5회로 뒤를 잇는다. 투표에서 전 감독이 87표를 받아 20표의 유 감독을 따돌렸다.
외국인선수 MVP는 현대모비스의 숀 롱이 받았다. 평균 21.3점 10.8리바운드로 KBL 무대를 호령했다.
베스트5에는 송교창, 롱을 포함해 이대성(오리온), 허훈, 양홍석(이상 KT)이 선정됐다.
신인상은 오재현(SK)이 받았다. 37경기에서 평균 5.9점 2.3리바운드 1.6어시스트를 올렸다. 지난 시즌 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 출신으로 역대 세 번째 2라운드 출신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2004년 이현호(삼성), 지난해 김훈(DB)이 2라운드로 프로에 입문해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우수수비상 수상자 문성곤(인삼공사)을 포함해 최성원(SK), 이승현(오리온), 차바위(전자랜드), 장재석(현대모비스)이 수비 5걸에 선정됐다. 문성곤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장재석은 식스맨상도 받았다. 자유계약(FA)을 통해 새롭게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은 장재석은 오리온 시절 때보다 한층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만개한 기량을 뽐낸 정창영(KCC)은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오브더시즌’은 두경민(DB)이 받았다. 지난 1월22일 오리온전에서 재치 있는 플레이로 위닝샷을 성공했다. 베테랑 정영삼은 이성구 페어플레이어상을 받았다.
팬 투표로 선정된 인기상에는 허웅(DB)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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