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 김태현 무릎 꿇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

‘세모녀 살해’ 김태현 무릎 꿇고 “숨 쉬는 것도 죄책감”

기사승인 2021-04-09 09:56:25
피의자 김태현.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일가족을 살해한 피의자 김태현(25)이 검찰 송치 전 모습을 드러냈다.

김태현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도봉경찰서를 나서면서 포토라인에 섰다.

마스크를쓰고 검은 상하의를 입은 김태현은 심경을 묻는 기자 질문에 “일단 질문에 일일이 답변을 다 못 드릴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양해를 구하고 싶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고 묻자 돌연 무릎을 꿇었다. 김태현은 “이렇게 뻔뻔하게 눈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진짜”라며 “살아있다는 것도 정말 제 자신이 뻔뻔하게 생각이 들고 유가족분들, 저로 인해서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정말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무릎을 꿇은 채 깊이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이후 ‘그런데 왜 죽였나’ ‘피해 여성분을 스토킹한 혐의를 인정하나’라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화면 보고 있을 어머니께 할 말이 없나”라고 묻자 “볼 면목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박태현 기자

김태현은 마스크를 벗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직접 마스크를 벗었다. 김태현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과 목소리로 답변했다. 위축되거나 긴장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후 김태현은 9시2분 호송차에 올라탔다.

경찰은 전날 김태현에게 스토킹 등 2개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감태현은 피해자 중 큰딸을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뒤 교제를 요구하며 수개월 동안 괴롭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오후 택배기사로 위장해 노원구 아파트에 침입, 모녀 관계인 A(59)·B(24)·C(22) 씨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했다.

김태현은 둘째딸인 C씨를 먼저 살해한 뒤, 그로부터 약 5시간 후 귀가한 모친 A씨, 이후 B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큰딸 B씨를 지난 1월부터 상습 스토킹했다. B씨는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일부러 먼 길을 돌아 귀가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현은 피해자들을 살해한 뒤 3일 동안 살해 현장을 떠나지 않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시는 등 머물렀다. 범행 전후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큰딸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하고 자해하기도 했다.

김태현은 그동안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변호인 입회를 희망하지 않아 혼자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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