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1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차장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 준비기일은 정식 공판기일과 달리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어 임 전 차장은 이날 불출석했다.
이날 임 전 차장 측은 “김 대법원장이 지난 2017년 10월 ‘판사 블랙리스트’ 재조사와 관련해 일선 판사 10명을 면담한 사실이 있는지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사실조회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당시 면담이 실제로 있었다면 참석한 판사들이 누구인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사람이 있었는지, 판사의 발언이 보존돼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그러면서 “임 전 부장판사의 사표 관련 면담 과정에서 (김 대법원장이) 민법상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며 “그간 대법원장이 보인 태도를 보면 사법행정 관계자에게 중형을 선고하라는 것으로 보여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 부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차장 측이 사실조회 신청을 한 건 조선일보의 지난 2월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을 구하는 취지라고도 설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김 대법원장이 2017년 10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에 관해 의견을 듣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표 10명을 초청해 면담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부장판사는 이 자리에서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연루자들을 단죄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재판부는 사실 조회 신청을 인용할지 말지 여부는 검찰 측의 의견도 들은 뒤 추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별도로 기피신청을 하지 않은 만큼 오는 26일부터 다시 공판을 재개하고 증거조사를 이어가겠다고도 밝혔다.
재판부는 재판을 끝내기 직전 “한마디만 더 하겠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대한민국 헌법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돼 있다. 형사36부 구성원 모두가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며 “판사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재판을 끝낼 것”이라고 강하게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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