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레드 설린저는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울산 현대모비스와 3라운드에서 40득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설린저의 활약 속에 안양 KGC는 현대모비스를 86대 80으로 격파하고 챔피언 결정전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후 설린저는 “정말 좋다. 팀원들과 손발을 맞춘 게 길지 않았는데, 짧은 시간에 최선의 결과를 냈다. 동료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시리즈의 키포인트인 외인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설린저다. 현대모비스의 숀 롱은 3경기 평균 23.3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지만, 33.8득점 14리바운드를 올린 설린저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설린저는 롱을 두고 “내가 롱을 압도했어도 그는 정당한 외국선수 MVP이다"라면서 "롱은 운동 능력도 좋고 힘도 쎄다. 다만 오늘 같은 경우 2쿼터에 롱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을 역이용해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챔프전에 선착한 KGC는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승자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는다. 각 팀을 이끄는 외국인 선수 라건아와 조나단 모트리의 대결이 예고돼 있다.
설린저는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다. 하지만 다른 타입의 선수다. 라건아는 힘이 세고 피지컬한 농구를 하고, 오픈샷을 잘 넣는 능력을 갖췄다”라며 “모트리는 숀 롱과 비슷하다. 길고 운동 능력이 있다. 거기에 볼 핸들링 능력도 갖췄다. 두 선수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결승전이 기대가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25일 KCC를 상대로 48점을 올린 모트리에 대해서 “모트리의 어제 경기는 아름다웠다. 공을 잡으면 그 주위에 있는 것들이 느리게 보일 정도였다. 지면 탈락인 경기에서 48점을 기록하는 것을 보는 건 즐거웠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득점을 하는 것보단 팀이 이기는 게 먼저다. 득점은 부가적인 기록”고 언급했다.
설린저는 1차전과 2차전에서 40분 풀타임을 뛰었고, 이날도 38분56초로 쉴 틈 없이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설린저는 “출전 시간은 감독님의 고유 권한이다. 감독님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웃어넘겼다.
그간 프로 생활을 하며 우승을 맛본 적이 없다는 설린저는 "2년 동안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동기 부여가 되지만, 이 기회를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플레이오프 우승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끝으로 그는 “안양 팬들이 오랫동안 봐왔던 선수처럼 잘 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팬들의 성원에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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