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기대 이하 1분기… ‘린저씨’ 불매운동 통했나

엔씨소프트, 기대 이하 1분기… ‘린저씨’ 불매운동 통했나

기사승인 2021-05-11 06:00:01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엔씨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국내 게임업계의 맏형 엔씨소프트가 1분기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작 부재와 인건비 증가, ‘린저씨(리니지+아저씨)’의 ‘리니지M’ 불매운동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2021년 1분기 매출 5125억원, 영업이익 567억원, 당기순이익 802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30%, 77%, 59%씩 줄었다. 당초 증권가의 예상보다 감소폭이 컸다.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블레이드&소울2'. 엔씨 제공

트릭스터M 출시 연기 등 신작 부재가 발목

‘리니지2M’ 정식 출시 효과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1분기에는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다는 점이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초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트릭스터M’의 출시를 앞두고 있었지만 돌연 공개를 미뤄 리스크에 빠졌다.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이하 블소)2’ 출시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각오다.

트릭스터M은 오는 20일 출시 예정이다. 사전 예약자만 5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20대와 여성 고객의 관심이 높아 엔씨 내부에서도 폭 넓은 이용자 유입을 기대 중이다. 

사전예약을 진행 중인 블소2는 엔씨의 개발 역량을 총 투입한 최고의 기대작이다. 사전 예약자, 사전 캐릭터 생성 속도가 리니지2M을 넘어서는 등 벌써부터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 실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블소2는 리니지2M보다 좋은 성과를 이미 사전예약 단계에서 내고 있고, 타겟층이 전 연령층으로 넓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건비‧마케팅비 상승으로 지갑 홀쭉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의 상승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올 1분기 인건비는 23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다. 마케팅비는 전분기 대비 23% 늘어난 550억원을 기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인력 증가와 정기 인센티브 및 일회성 특별 성과 보상 지급 등으로 인건비가 늘었고, 마케팅 비용 역시 해외 지역 신작 출시와 국내 신규 게임 마케팅 활동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장욱 실장은 “올해 말 기준 인건비 두 자릿수 증가는 확실하다. 이 같은 인건비 상승은 연이어 나오는 신작 출시를 통한 매출로 상쇄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리니지 유저들의 항의 메시지를 담은 트럭이 서 있다. 

리니지M 매출 하락세… 불매운동이 치명타였나

핵심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의 실적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 리니지M은 3분기 연속 매출 하락세고, 리니지2M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매출을 기록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1분기 합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줄어든 324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1.2%나 감소했다.

업계 일각에선 리니지M 이용자의 불매운동이 매출 하락을 가속화시켰다고 보고 있다. ‘문양 업데이트’와 관련해 이용자의 불만이 폭주했고, 항의 표시로 트럭 시위를 펼치는 등 몇 달째 ‘노 엔씨’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VIP 고객인 일명 ‘핵고래’ 이용자들도 지갑을 닫는 모양새다.

그러나 엔씨 측은 불매 운동으로 인한 악영향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장욱 실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불매운동으로 인한 영향을 못 찾겠다”며 “트래픽 지표가 안 좋다면 자신 있게 말씀 못 드리지만, 굉장히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 3분기 업데이트 등을 통한 반등을 기대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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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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