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물건 훔쳐도…‘사법특권’ 행사하는 그들은 

뺨 때리고 물건 훔쳐도…‘사법특권’ 행사하는 그들은 

'옷가게 폭행' 벨기에 대사 부인 면책특권 유지
2016년 이래 주한 외국공관원 사건·사고 69건
'범법' 외국 공관원에 대한 비판 목소리

기사승인 2021-05-17 15:40:46
주한 벨기에 대사 부인의 옷가게 폭행 사건 CCTV. YTN 영상 캡처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폭행과 절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외국 공관원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피터 레스꾸이에 벨기에 대사 부인 A씨는 면책특권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지난달 9일 서울 이태원의 한 옷가게에서 직원의 뺨을 때리며 난동을 부린 혐의 등을 받는다. 면책특권을 유지함에 따라 A씨는  처벌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를 ‘공소권 없음’으로 불송치할 예정이다.  

면책특권은 특별한 직위에 있는 사람이 형사 또는 민사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외교관 등 공관원은 주재국의 민사 및 형사처벌을 면제 시켜 준다. 공관원 가족에게도 넓게 적용된다.

A씨의 면책특권 유지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이 일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사관 가족 등에게 부여된 면책특권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청원이 게재됐다. 네티즌들도 SNS를 통해 “벨기에 불매운동에 돌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얼마나 얕보고 있는 것이냐”, “처음부터 면책특권을 믿고 갑질을 한 것 아니냐”고 공분했다.   

주한 벨기에 대사관. 연합뉴스 
면책특권으로 처벌을 면한 외국 공관원의 사례는 A씨뿐만이 아니다.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 3월까지 주한 외국공관원 사건·사고 발생 건수는 총 69건이다. 교통사고를 포함한 건수다. 이 중 소액 절도 등 범죄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세내역은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22조에 의거해 비공개됐다.  

지난 2월에는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들이 마트에서 모자와 초콜릿 등을 훔쳐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월에는 주한 수단대사관 외교관이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다가 택시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2015년에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 외교관이 만취 상태에서 행인 2명을 폭행했다. 2012년에는 주한 일본대사관 주재관이 음주 상태에서 택시기사를 때렸다. 이들은 면책특권에 따라 처벌받지 않았다. 

면책특권의 혜택을 보는 것은 우리나라 외교공관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주칠레 한국 외교관이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주뉴질랜드 외교관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다. 이들은 모두 당사국에서 처벌을 받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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