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들 “한강 수영하듯 입수한 男...응급상황 아니라 생각”

목격자들 “한강 수영하듯 입수한 男...응급상황 아니라 생각”

기사승인 2021-05-18 18:27:13
18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고 손정민 씨의 추모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경찰이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고 손정민씨(22) 사고 당일 한 남성이 한강으로 수영하듯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복수의 제보를 확보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8일 “지난달 25일 오전 4시40분 현장 인근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이 ‘불상의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제보해 본 사건과의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목격자 7명을 모두 조사했고, 제보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현장 조사까지 했다”면서 “다만 입수자의 신원이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목격자 확보와 주변 CCTV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고 손씨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새벽시간대 한강공원을 출입한 154대의 차량 출입기록을 일일이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목격자 진술을 듣던 중 한 그룹의 목격자 7명을 추가로 발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당 남성이 입수한 지점으로부터 약 80m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하던 중으로 알려졌다. 목격자 5명은 직접 목격했고 2명은 소리만 들었다.

목격한 5명은 경찰에 ‘해당 남성이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강변에서 무릎까지 물에 잠긴 채 서 있다가 수영(평영)을 하듯 강 안쪽으로 들어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2명은 “물이 첨벙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 ‘어’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목격자들은 응급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해 119 등에 신고는 하지 않았다. 남성이 물에서 다시 나오는 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목격자 중 A씨는 “술을 많이 마시고 수영을 하러 들어가는 듯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 B씨는 “남성이 수영하듯 양팔을 휘저으며 강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고 전했고, C씨는 “어떤 사람이 수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떠올렸다고 한다.

이들은 새벽 5시쯤 철수해 5시12분에 차를 타고 한강공원 토끼굴을 빠져나갔다. 이들이 들어오고 빠져나가는 모습은 모두 CCTV로 확인이 됐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반포한강공원 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고 손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친구 D씨와 함께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이후 고 손씨는 30일 오후 3시50분 실종 장소 인근인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수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3일 고 손씨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결과를 냈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고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고 손씨와 D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지난 13일 경찰은 고 손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38분까지 고 손씨와 D씨가 공원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또 경찰은 오전 4시20분 D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D씨 측은 전날 가족이나 친척 중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만한 ‘유력 인사’가 없다면서 억측을 멈춰달라는 입장을 냈다.

D씨 변호인은 “아직은 고인을 추모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 ‘입장 표명은 경찰 수사종료 이후에 하겠으며, 이런 입장조차도 보도하지 말아줄 것’을 언론에 부탁해 왔다”고 했다.

이어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A씨와 가족들을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부디 도를 넘는 억측과 명예훼손은 삼가시고, A씨와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어 수사에 혼선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 제기보다는 경찰 수사를 믿고 결과를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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