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우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것은 지난해와 같으나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등교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2021학년도 4만 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미등록 사태 등 학령 인구 감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6월 모의평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치러질 2022학년도 대입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시험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로 관심이 집중되는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의미와 활용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공통과목+선택과목’이라는 새로운 체제의 6월 모의평가
이번 6월 모의평가는 ‘공통과목+선택과목’이라는 새로운 체제에서 실시된다. 요약하면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반영하여 수능에서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고 국어・수학・직업 탐구영역에 ‘공통과목 + 선택과목’ 체제가 도입된다. 사회・과학 탐구영역에도 원칙적으로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제2외국어/한문영역이 영어와 한국사처럼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EBS 교재 연계율이 기존 70%에서 50%로 축소되어 영어 등에서 직접 연계방식이 사라진다. 그러나 문・이과 구분이 폐지되고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을 주는 의미로 ‘공통과목 + 선택과목’을 도입하였지만, 실제 주요 대학의 자연계열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정시 및 수시모집에 있어서 수학과 과학탐구에 필수과목을 지정하는 경우가 50-60여 개 대학에 이르니 과목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새로운 체제에서는 국어, 수학 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표준점수의 산출방식이 달라진다. 선택과목의 조정된 점수와 공통과목 점수를 별도의 산출 공식을 이용하여 표준점수를 제공한다. 즉, 동일한 선택과목을 선택한 집단의 공통과목의 성적을 고려하여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하고 공통과목과 합산하여 표준점수를 제공한다. 이는 선택과목의 서로 다른 난이도와 선택 집단에 따른 점수 산출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하는데. 결국 선택과목별 유·불리는 완전히 해소되지가 않고 현재 ‘문과 불리’의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이미 알고 있는 바, 입시현장에서는 ‘문과 불리’ 소문이 무성한데 그 이유는 수학영역에서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주로 이과)들의 집단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주로 문과)들의 집단보다 수학을 더 잘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고, 그래서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도 높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조정점수를 산출하는 데에는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과목의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가 높을지는 결과가 나와 보아야 알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3,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나타났듯이 미적분이나 기하 선택자들의 조정점수가 높을 확률은 크다.
◇6월 모의평가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점
첫 번째는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이다. 교육부 및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입장에서 지난 2021 대비 6월 모의평가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점수 격차가 최고의 관심사였다면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는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라고 판단된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도 이번 6월 모의평가가 사실상 선택과목 변경의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선택과목별 유·불리는 매우 예민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입시업계의 전망은 공통과목의 난이도는 다소 변별력이 있도록, 선택과목은 무난하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도 평가원은 이번 6월 모의평가를 출제하면서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막기 위해 엄청 노력했을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는 EBS 연계율 50% 하향 조정의 결과이다. 이로 인하여 직접연계가 사라지는 등 연계의 방식 변화가 관심사이다. 평가원은 최근 사교육 확대를 우려하며 EBS 연계 정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학생들의 체감 연계율은 최대한 유지할 수 있게 애쓰겠다고 밝혀 70%에서 50%로 낮아진 연계율과 어떻게 관련지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계율은 50%로 낮추면서 체감 연계율은 70%로 유지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는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 문제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처럼 선택과목별 난이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반적인 난이도도 관심사인데. 평가원의 입장은 늘 그렇듯이 예년의 난이도 기조를 유지한다고 하였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는 제2외국어/한문의 과목별 난이도 문제이다. 현재 대학에서는 그간 해 왔던 제2외국어/한문의 탐구 대체를 축소하는 추세이며 이로 인해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응시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아마도 각 과목별로 평이한 난이도로 출제할 가능성이 높다. 출제진 입장에서는 그래야 수험생들이 해당 과목을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를 없애려는 노력이 이번 모의평가에서도 계속되리라고 본다. 첨언할 것은 6월 모의평가의 난이도와 실제 수능의 난이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네 번째 이번 6월 모의평가의 채점결과 데이터의 공개 여부이다. 수학영역 선택과목 조정점수 산출방식과 관련하여 수험생들은 문과 불리를 외치고 있고 평가원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모의평가나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채점 데이터를 공개하여 선택과목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달라는 것인데 지난 3,4월 학평에서는 교육당국이 공개하지 않았다. 수험생들이 공개를 원하는 데이터는 이번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 등이다. 이는 수험생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6월 모의평가의 활용
첫째, 이상과 현실을 냉정히 분석하여 수시/정시 실현 가능한 목표 대학을 설정하자
무한 긍정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이상과 현실의 틈을 좁힐 시기이다. 아직 학생부 성적과 수능 성적이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수험생들은 실제 성적으로 지원 가능한 지원권과 희망 지원권 사이의 틈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6월 모의평가는 지금까지 성적에 포함되지 않았던 N수생이 포함되는 시험이므로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6월 모평 성적이 현재 자신의 실력이라고 판단하고, 수시 모집 지원 가능권 대학을 결정하고 정시를 준비하는데 활용하도록 하자. 과거 통계를 보면 고3의 경우 6월 모평 성적보다 실제 수능에서 성적이 오르는 비율은 약 25% 내외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는 떨어지거나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것인데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 여부를 가늠하여 수시 지원 가능권 대학을 좁히자
9월 모의평가만큼 6월 모의평가도 수시 지원 전략을 짜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 여부를 가늠하여 수시 지원 가능권 대학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 모집에서 주요 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합불을 가르는 중요 요소이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주로 적용되는 전형은 논술전형과 학생부 교과 전형이며,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상위권 일부 대학이나 일부 학과(학부)에 한하여 적용된다. 일부 학과(학부)의 경우 의예과 등 의학계열이 대표적이다. 매년 수시에서 마지막 관문인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다. 반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충족한다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주요 대학의 학생부 교과 전형에서도 비슷한 학생부 성적이라도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통과할 수 있다면 합격 가능성은 높아진다.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는 논술 전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6월 모의평가 성적으로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보도록 한다.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수능에서 월등히 좋은 성적을 내기란 쉽지 않다. 올해는 특히 수학영역으로 인해 문과생들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관심거리이다.
지난 수년간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완화되거나 폐지되는 추세였다. 그러나 올해 주요대학의 지역균형 전형신설 등의 영향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이 소폭 늘었다. 수능 최저의 충족 여부로 경쟁률이 변하고 이어 합격선의 변화가 온다는 점을 명심하자. 상위권 대학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대학 증가로 수능이 수시모집에서도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수능시험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수능 최저의 변화는 전년도 입결을 참고하는 데에도 중요한 전제가 된다. 예를 들어 수능 최저가 부활(강화)되면 교과 전형에서 내신 등급이 내려가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알고 봐야 한다.
셋째, 6월 모의평가는 수능 학습 계획에 있어 전환점이 되는 시험이다.
6월 모의평가는 지금까지의 학습 계획을 진단할 수 있는 시험이다. 만약 열심히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이라면, 공부 방법 및 계획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전환점이 되는 시험이다.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신유형, 고난도 문항을 집중 공략하여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중위권 수험생의 경우 오답을 충분히 분석하여, 틀린 원인을 찾아 집중적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하위권 수험생도 기본 점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본 개념을 확실히 다지는 학습을 하자.
6월 모의평가 이후 인터넷 강의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EBS 교재에 있는 문항을 재료로 하여 6월 모의평가 문제 유형을 본뜬 이른바 ‘EBS 변형 문제'가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변형문제‘ 인터넷 강의를 통해 확실히 채워가는 것도 좋은 학습 전략이다. 무분별한 학원 강의 수강은 자신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평가원에서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 예시 문항을 토대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문제 유형을 익히도록 하자. 이제 수능까지 160여 일(6.3 기준) 정도밖에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꼭 필요한 강의만 듣고, 자기주도적 학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하자. 9월 모의평가가 수능 난이도 조절을 위한 목적이 강하다면 6월 모의평가는 문제 유형을 테스트하는 기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출제진도 수능과 겹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점수에 매달리기보다는 문제 유형과 경향을 파악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6월 모의평가 및 9월 모의평가는 어디까지나 수능을 대비한 연습이다. 따라서 모의평가 점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자신의 취약점을 진단하고 보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수능을 대비한 장기적인 학습계획을 수립하는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