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경찰청측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계속 확인 중”이라며 “한강 수중 수색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종결)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경찰은 △당일 행적 재구성 △친구 A씨 휴대전화 습득경위 △고 손씨 신발 수색 크게 세 갈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는 ‘반포한강사건 진실을 찾는 사람들’이 연 기자회견이 또다시 열렸다. 이들은 사건 전면 재조사 요구 및 A씨 피의자 전환을 요구했다. A씨 법무대리인의 명예훼손성 댓글에 대한 고소 예고에도 불구하고 열린 기자회견이다.
서초경찰서는 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지난달 30일 발견된 A씨 휴대전화에서 혈흔 반응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밝혔다. 유전자 등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앞서 A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했다. 고 손씨와의 불화나 범행 동기, 사인 등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일 “A씨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고 손씨 실종 당일인)4월25일 오전 7시2분 전원이 꺼진 후 전원을 켠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오전 3시37분 (A씨와 A씨 어머니) 최종 통화 이후 휴대전화 사용 흔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휴대전화는 사건 당일 두 사람이 만나 술을 마시던 상황, 행적 등 관련 정보가 담겨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별다른 실마리를 얻지 못하며 경찰이 사고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상 마지막 남은 단서는 고 손씨 신발이다. 신발이 어디서, 어떻게 발견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손씨는 지난 4월30일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한강 수중에서 양말만 신은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서 고 손씨 양말에 묻은 흙과 실종 전까지 머물렀던 곳 주변 토양을 채취해 국과수에 의뢰, 육지에서 한강으로 10m 들어간 지점 흙과 유사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사건 당일 새벽 한 남성이 한강으로 수영하듯 들어갔다는 다수 목격자 진술이 나온 만큼 이 시간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 확보도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건 당일 오전 4시40분 근처에서 낚시하던 일행 7명은 신원 불상의 남성이 한강에 입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새벽 시간대에 한강에 사람이 걸어 들어가는 것을 보고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경찰은 “목격자들은 입수자가 시원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으로 생각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낚시꾼들이 목격한 입수자가 고 손씨가 아닐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24~25일 실종된 성인 남성 63명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던 6명 모두 생존 상태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자진 입수로 (결론 지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는 입장이다. 경찰 발표에 고 손씨 유족은 “13도의 더러운 한강물에 입수하며 ‘시원하다’고 소리를 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믿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것을 열어놓고 수사한다면서 단순 실족사로 결론 내고 몰아붙이는 분위기는 누가 내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고 손씨 신발이 발견된다면 사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다”면서 “A씨는 지금까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다. 쉽지는 않겠지만 임의로 거짓말탐지 검사에 응해 ‘진실’ 반응이 나온다면 일각에서 과할 정도로 제기되는 의혹을 불식시켜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신발 소재 파악과 거짓말탐지 검사까지 하게 되면 현대 과학 수사에서 할 수 있는 수사는 거의 다 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다만 거짓말탐지 검사에서 A씨 설명대로 사건 당시 음주를 많이 해 정말 기억하지 못할 경우, 판단 유보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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