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리뷰] 소리 없는 지옥에서 들리는 희망 외침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쿡리뷰] 소리 없는 지옥에서 들리는 희망 외침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기사승인 2021-06-10 06:00:05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포스터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삶은 계속된다' 생지옥이 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세계에선 지독한 저주를 뜻하는 문장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고통과 시험이 이어진 지 400여일. 더 조용한 곳(콰이어트 플레이스)을 찾아 이동하는 에블린(에밀리 블런트) 가족의 여정은 어디로 향할까.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감독 존 크래신스키)는 죽음을 선택한 아빠를 뒤로 하고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 네 가족의 발걸음을 뒤쫓는다. 괴생명체에 속수무책으로 공격당하며 살기 위해 입을 틀어막던 전편과 달리, 이젠 어느 정도 새로운 세계의 규칙을 터득했다. 나름대로 대항할 방법도, 소리를 줄이는 방법도 찾았다. 그럼에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아이들과 함께 지낼 곳을 찾아 최대한 오래 버티려는 에블린과 달리, 큰 딸 레건(밀리센트 시몬스)은 적극적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다. 결국 레건은 가족들을 떠나 홀로 섬으로 향한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전작에서 보여준 매력을 답습하지 않는다. 1편의 매력에 기대어 이야기를 반복하는 대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편을 선택했다. 1편이 괴생명체가 나타난 후 완전히 새로워진 세상에 적응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2편은 괴생명체에 맞서 살길을 모색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았다. 조용하고 안전한 집을 찾아 숨는 것에서 완전히 바깥으로 더 나아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이들이 성장해 한 명의 인간으로서 고민하고 선택하는 이야기도 그려졌다. 룰은 그대로지만, 신선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2' 스틸컷

이번에도 숨을 편하게 쉬지 못하는 장면들이 많다. 비슷한 장르의 다른 영화에선 느낄 수 없는 소리를 이용한 독특한 액션과 스릴이 극대화됐다. 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설정과 청각장애를 앓는 레건의 시점을 활용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무소음과 소음의 세계를 오가는 사운드 액션이 특히 백미다. 이 시리즈가 왜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는지를 입증했다.

전편을 보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2편의 서사를 이해하기 위해 1편 내용이 필요한 대목이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소음에 민감한 괴생명체가 등장했다는 시리즈의 설정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이 모든 일이 시작된 첫날을 그린 첫 장면으로 강렬하게 설명한다. 가장 역동적인 액션과 다양한 감정이 뒤섞인 순간이 등장하는 오프닝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면, 상영관에 제 시간에 들어가는 게 좋다.

오는 16일 개봉. 15세 관람가.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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