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국민의힘 당직 인선을 둘러싸고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바른정당 출신들이 재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준석 대표가 당직 인선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해야 하거나 결정해야 할 많은 일들이 사전 공개되고 결정되면 최고위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당선 이후 단행한 첫 당직 인선에 관한 불만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에 각각 황보승희‧서범수 의원을 내정했다. 최고위원들은 첫 회의 때부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바른정당계 인물들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 출범 이후 이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인물은 단연 유 전 의원이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한 이 대표는 친박과 결별한 이후 줄곧 ‘유승민계’로 불리며 정치생활을 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유 의원은 최근 들어 각종 인터뷰를 통해 ‘경제대통령’을 외치는 등 사실상 대선 준비를 시작했다.
하태경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하 의원 역시 이 대표의 당선과 비슷한 시기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범야권 후보 중 가장 빠른 움직임이다. 이는 ‘이준석호’ 출항에 맞춘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 의원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4‧7 재보선에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까지 빅뱅에 가까운 변화의 흐름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 도도한 변화의 흐름에 담긴 민심의 요구는 한마디로 시대교체”라며 대선 도전을 공식으로 선언했다. 이준석 현상으로 확인한 ‘새 정치’의 바람을 끌고 오겠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가운데 각종 당직에도 마찬가지다. 정책위의장 하마평에 오른 유경준 의원은 유 전 의원의 지지 유세를 받을 정도로 각별하다. 사무총장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린 권성동 의원과 유임설이 도는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역시 바른정당 출신이다.
이와 맞물려 이 대표의 최근 발언도 논란이다. 그는 이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태경‧유승민‧원희룡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들을 향해 “당내 훌륭한 저력을 가진 주자들”이라며 “이들을 포함한 다른 정치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은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내에서도 편중된 인사를 하면 안 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 역시 “인사가 만사다. 이 부분은 우리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라며 “인사가 특정 세력만 앉힌다고 비춰지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 대표가 이러한 부분을 분명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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