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상헌 의원 “中 게임 역습, 힘 모아 대응해야”

[쿠키인터뷰] 이상헌 의원 “中 게임 역습, 힘 모아 대응해야”

기사승인 2021-06-23 06:00:23
사진=이상헌 의원실 제공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중국산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앞서 흥행에 성공한 ‘원신’을 비롯해 최근에는 ‘파이널기어’, ‘백야극광’ 등이 국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짝퉁게임’에서 벗어나, 뛰어난 퀼리티를 내세운 중국산 게임의 대규모 러시에 국내 게임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국산 게임은 한 때 최대 수출 지역이었던 중국에서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한령’을 시행한 중국 정부가 2017년 3월 이후 판호(허가증)를 발급해 주지 않으면서 수출길이 막혔고, 중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설상가상 중국 정부는 최근 5가지 항목을 채점한 점수를 기준으로 판호를 발급하는 ‘게임 심사 채점제(판호 채점제)’를 시행, 중국 시장 진출 장벽을 더욱 높인 상황이다. 이에 보다 적극적인 정치권의 봉합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키뉴스는 이에 대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해, 정치권의 대책 마련과 국내 게임업계가 가져야 할 방향성을 들어봤다.

Q. 중국게임산업과 한국게임산업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간 중국은 이스포츠 산업은 지원했지만 게임 산업에 대해서는 규제 일변도로 여러 가지 압박을 해왔다. 자국 게임사들이 내자 판호 조차 받기 어려운 형편이 됐고, 이는 중국 게임업계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자연스럽게 돌리게 된 한 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게임사들은 적자생존의 내수, 해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카피캣’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을 받아 왔는데, 모방이 반복되자 강력한 내수 시장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이 빠른 시간 내에 성장했다. 아울러 중국내 이공계 우대 정책 및 스타트업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보니, 이들이 빠르게 성장한 측면도 있다.

Q. 중국이 최근 판호체점제를 도입했는데 이에 대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 이 제도가 국내 게임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하나

판호채점제는 사실 기존에도 존재했다. 이 규정이 최근 개정됨과 동시에 추가된 내용 중, 우리 업계가 우려할 만한 ‘관념 지향’이라는 정치적 판단 기준이 들어가 있어 화제가 더욱 된 것 같다. 

‘관념지향’이라는 정치적 기준은 언제 어느 방식으로 활용될지 모르는, 일종의 뇌관과도 같다고본다. 중국의 페이퍼게임즈가 출시해 국내에서 ‘한복 동북공정’ 논란이 있었던 게임 ‘샤이닝니키’ 경, ‘중국 기업으로서 우리(게임사)의 입장은 항상 조국과 일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라고 공지한 바 있는데, 중국의 사상 지침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관념지향이라는 정치적 기준이 우리 게임사들에게도 얼마든지 리스크로 작용될 소지가 충분해 우려가 깊다. 

다만 판호채점제의 기준이 공개되었다는 것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판호를 받을 수 있는 명확한 기준에 대해 알 수 있게 돼 게임사들이 이를 사전에 대응, 준비할 수 있게 됐다는 장점도 있다. 

Q. 이중고를 겪는 한국 게임을 위해 정치권이 어떤 대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치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국제무대에서의 통상 문제로 접근을 하는 것이 더 맞다. 그렇다고 하면 우리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지가 관건이 될 거다. 우리나라 외교부가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좀 더 힘을 내서 대응을 하길 바란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있는 국내 대리인지정제도의 경우에도, 본래는 그 규제 수위를 훨씬 강하게 설정하고 싶었다. 그러나 통상문제가 우려된다고 해 수위를 낮출 수밖에 없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반대로 중국은 우리나라 게임사들을 자국에서 매우 강하게 규제하고 있지 않나. 똑같이 대응하라는 것은 아니다. 우리 게임사들도 게임을 두고 외교전으로 비화될 경우 판호 이슈에서 피해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야 할 땐 내야 한다.

Q. 국내게임업계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개발력 확보, 특정 비즈니스 모델(BM) 일변도의 방식 대체 등의 담론은 이미 다른 곳에서도 많이 나왔기 때문에 나는 조금 다른 얘기를 하고 싶다.

지금 우리나라 게임산업계는 대형게임사의 퍼블리싱 형태가 고착화 돼 있다. 퍼블리싱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클라이언트의 과도한 개입이 지양되길 바란다. 아울러, 정부와 대형 게임사들이 나서서 중소형 게임사 또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보다 현실에 맞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들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길 바란다. 뿌리가 튼튼해야 산업 전체가 튼튼해진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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