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전통의 명문 T1이 스프링 시즌에 이어 서머 시즌에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T1은 5일 기준으로 4승 4패 득실차 +1을 기록하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6위에 올라있다. 2위부터 4위까지 모두 5승으로 승점 간격이 촘촘하다지만, 1라운드도 막바지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머 시즌은 한 해 최고의 무대로 꼽히는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출전권이 걸린 대회다. ▲ 서머 시즌 우승팀과 ▲ 스프링, 서머 시즌 누적 순위 1등 팀이 출전권을 얻는다. 출전권이 4장으로 늘어난 올해는 ▲ 누적 순위 2위 팀이 출전권과 더불어 롤드컵 선발전 결승에 진출하며, ▲ 선발전을 치러 결승에 올라온 한 팀이 마지막 한 장을 거머쥔다.
스프링 시즌을 4위로 마무리한 T1으로선 서머 시즌을 최대한 높은 순위로 마쳐 출전권을 따내는 편이 안전하다. 변수가 많은 다전제 특성상, 선발전을 치르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개막전 한화생명e스포츠를 2대 0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T1은 디펜딩 챔피언 담원 게이밍 기아와 접전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이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팀들에게 연달아 덜미를 잡히며 좀처럼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사실 지표만 보면 T1은 중하위권에 머무를 팀은 아니다.
T1은 올 시즌 라인전 단계에서만큼은 1위 젠지e스포츠(7승1패) 못지않다. 15분까지 상대팀과의 골드 격차가 698로 젠지에 이어 2위고, 선취킬 확률은 68.4%로 1위다. 첫 타워 철거율도 57.9%로 3위를 달리고 있다. 15분까지 게임을 리드 한 경기는 21전 중 13전으로 61.9%에 달한다.
문제는 라인전 단계에서의 우위를 승리 공식으로 이어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15분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T1은 고작 8승(5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승률이 61.5%로 10개 팀 가운데 9위다. 강팀들의 경우 대개 라인전에서의 격차를 바탕으로 게임을 굴려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굳히는데, T1은 이러한 이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평균 경기 시간도 36분32초로 제일 길다.
운영의 기본인 오브젝트 관리와 교전 설계가 꼴찌감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여기에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플레이까지 겹쳐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다.
3일 T1에게 2대 1로 역전승을 거둔 아프리카 프릭스의 미드라이너 ‘플라이’ 송용준은 매체 인터뷰에서 “상대가 싸워주지를 않더라. 우리는 싸우고 싶어도 싸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상대방은 오브젝트를 못 챙기고 우리는 챙겼다. 우리가 운영을 더 잘했다”고 승리 요인을 전했다.
뼈아픈 패배를 당한 T1은 몸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오는 9일 젠지와 맞붙는다. 그간의 문제점을 보완했더라도 이기기 쉽지 않은 상대다. 다만 결과를 떠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2라운드를 기대감 속에 맞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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