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2대 0으로 이겼지만 그렇게 기쁘진 않네요.”
농심 레드포스의 탑 라이너 ‘리치’ 이재원이 승리에도 아쉬움을 곱씹었다.
농심은 7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1라운드 맞대결을 2대 0 완승으로 장식했다. 6승(3패)째를 거둔 농심은 득실차에서 밀려 담원 게이밍 기아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이재원은 앞선 한화생명e스포츠전 패배가 못내 아쉬운 듯 했다. 한화생명은 올 시즌 9위에 머무는 등 약체로 평가된다. 담원 기아까지 꺾은 농심으로선 뼈아픈 패배였다.
그는 “솔직히 한화생명전이 쉽고, 아프리카전이 어려울 줄 알았다”며 “밴픽적인 부분이 컸다. 쵸비 선수가 올 시즌 아칼리를 안 해서 그 부분을 준비를 못 했는데, 2세트 아칼리가 나오면서 망했다. 그것 때문에 3세트 밴픽도 말리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이었다”고 앞선 경기를 돌아봤다. 이재원은 “탑에 두두 선수가 메타 챔피언을 다룰 수 있어서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아서 선수도 폼이 꽤 올라왔다”며 한화생명의 달라진 경기력을 평가했다.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이재원의 예상대로 이날 아프리카전은 쉽지 않았다. 2세트는 압도적이었지만, 1세트는 줄곧 수세에 몰려있다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재원은 1세트에 대해 “난입 제이스를 선택했다. 부룬으로는 폭풍의 결집을 들었다. 중국의 빈 선수와 샤오후 선수가 난입 제이스를 선택해 후반에 역전을 하는 게임을 봤다”며 “월식과 무라마나, 독사의 송곳니가 나오는 타이밍부터 제이스가 무척 세진다. 이 타이밍부터 그웬이 한타 때마다 밀려나는 구도가 형성된다. 그걸 생각해서 후반만 가면 난입 제이스로 캐리가 된다고 생각해서 마음 편히 경기에 임했다”고 복기했다.
2세트에 대해선 “상대방이 갱킹을 오면 주도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를 했고 피넛 선수의 다이애나가 윗바위게를 강타까지 쓰면서 먹었다. 덕분에 상대방이 갱을 오는 타이밍에 역갱을 볼 수 있었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이재원은 메타가 바뀌면서 탑 라이너와 정글러의 호흡이 중요해졌다며 “호흡에 앞서 기본기가 우선시돼야 한다. 그런데 스프링엔 기본기가 부족해서 호흡을 하기 전에 터졌다. 지금은 정글과 맞춰서 움직일 수 있도록 경기력이 올라왔다. 어느 팀 탑 정글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동갑이라 오히려 터놓고 얘기할 수 있으니 더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즌 초반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이재원은 최근엔 리그 정상급 폼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아프리카의 ‘기인’ 김기인을 상대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재원은 상승세의 비결로 연습량을 꼽았다. 빈과 너구리, 도란 등 해외와 국내 리그를 가리지 않고 우수한 탑 라이너들의 영상을 돌려보며 장점을 흡수한다고.
그는 “요즘 솔로랭크도 되게 잘 된다. 스크림을 할 때마다 탑에서 터지는 경우는 없다. 라인전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11.13패치에 들어 그간 연습했던 리신과 비에고가 너프가 되면서 걱정을 많이 햇었는데, 어떻게 처음 꺼낸 제이스로 승리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선수들은 이번 패치에서 탑 캐리 메타가 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재원은 “이전 게임에서도 캐리를 하던 롤이라서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오스)’ 프로게이머로 활약하며 세계 최정상에 섰던 선수다.
다만 그는 “챔피언 폭을 늘려야 되는 부담감은 있다”며 “지금은 ‘증오의 사슬’ 빌드를 가는 세주아니가 유행인데, 다시 탱커 메타가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2대 1로 이긴 게임들은 돌아보면 2대 0으로 이길 만 했다”며 농심의 1라운드를 평가한 이재원은 “내 폼이 많이 올라왔으니 쭉 그대로 기세를 올려서 롤드컵까지 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2라운드 역시 모든 팀한테 이길 만하고, 모든 팀에게 질 만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롤드컵에 진출해보고 싶다. 세계대회에 다시 한 번 서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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