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T1의 유망주 ‘구마유시’ 이민형은 9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젠지e스포츠와의 맞대결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3월 프레딧 브리온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오랜만에 선발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T1은 이날 이민형의 활약 속에 젠지를 2대 0으로 꺾었다. 리그 선두를 잡고 1라운드를 마무리하면서, 다가올 2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게 됐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이민형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떠나질 않았다. 그는 롤파크 데뷔전을 젠지전 승리로 장식한 것,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민형은 “팀 분위기가 되게 안 좋았었는데 1위 팀을 상대로 깔끔하게 이겨서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 2라운드가 남아 있으니 지금 너무 빠져 있고 싶진 않다. 2라운드 기세만 좋다면 전승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며 선발 출전에 대한 그간의 갈증을 고백한 이민형은 “솔로랭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팀 내부적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민형은 지난해 여름 데뷔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롤파크에서 오프라인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없다. 예상과 달리 긴장을 심하게 해 현장 분위기를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고 밝힌 그는 “그래도 내가 잘해서 2대 0으로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민형과 젠지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얽힌 이야기가 많다. 이민형은 지난해 롤드컵 선발전 젠지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박재혁에 대한 분석이 끝났다”고 얘기했는데, T1에게 승리한 뒤 박재혁이 “분석이 아직 덜 된 것 같다”고 응수해 화제가 됐다. 지난 스프링 시즌 맞대결 당시에도 유쾌한 도발이 오가곤 했다. 자연스레 이날 역시 둘의 맞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모였다.
결과는 이민형의 판정승. 이날 ‘직스’를 플레이 해 제 역할을 해내며 박재혁을 꽁꽁 묶었다.
그는 “멀리서 폭탄만 던져서 룰러 형이 되게 열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해체분석은 한 5등분을 해놨다”며 마침내 찾아온 승자의 여유를 마음껏 즐겼다.
다만 이민형은 비원거리딜러 챔피언으로 박재혁과 맞붙은 것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사실 1세트를 이겼을 때 2세트는 직스 밴을 해줬으면 했는데 안 해줘서 아쉬웠다. 아펠리오스로 POG를 받는 상상을 했는데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캐리력이 좋은 징크스로 경기를 캐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민형은 끝으로 2라운드엔 팬들의 상처를 씻어주겠다고 약속했다. “1라운드를 보면서 팬들이 가슴이 많이 아팠을 거라고 생각한다. 2라운드는 시원하게 잘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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