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4단계’에도…전국 곳곳서 콘서트, 박람회

‘사상 초유 4단계’에도…전국 곳곳서 콘서트, 박람회

기사승인 2021-07-12 17:36:06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 삼성역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2021.07.08 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두고 곳곳에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일 0시 기준 1100명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엿새째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은 이날부터 새로 개편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적용돼 6시 이후부터는 3명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된다.

충북 청주 소재 청주대 석우 문화 체육관에서는 ‘내일은 미스터트롯 TOP6 전국투어 콘서트’ 공연이 열렸다.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총 4회다. 회당 2500명 관객이 모였다. 서울, 수원 공연은 취소됐지만 청주 공연은 변동이 없었다. 청주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라는 이유에서다.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4단계에서도 정규 공연시설에서 열리는 공연은 지정좌석제를 운영하고 공연장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 최대 5000명까지 모임을 허용한다. 그러나 그 밖의 경기장이나 공원 등 임시 형태의 실내외 시설에서 열리는 공연은 금지된다. 

청주 시민 사이에서는 전국에서 관객이 몰리는데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주말 이틀간 전국에서 모인 관람객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전세 버스 여러 대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와 청주시 관련 부서에는 외지 관람객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며 콘서트 연기·취소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지만 공연은 결국 예정대로 열렸다.

대형 전시회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우려할 만한 상황도 벌어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유아박람회에서 직원 한명이 지난 1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47회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를 주최한 세계전람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B홀 참가사 근무자 1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과 참가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전시회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행사는 지난 8일부터 코엑스 A, B홀에서 진행됐다. 사흘간 약 4000여명이 전시회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강남구보건소 질병관리과로부터 ‘확진자가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식사를 일체한 적 없어 전시회 정상개최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았지만 안전을 위해 전면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도 덧붙였다.

코엑스에서는 이번주에만 대형 전시회 3건이 예정돼있다. 오는 14일부터 나흘간 ‘2021 서울커피엑스포’가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 약 2만5000여명의 해당 산업 종사자들이 모이는 연례 최대행사로 알려졌다. 커피 제조 시연, 시음 행사 등이 열린다.  또 ‘2021 인-코스메틱코리아’, ‘코리아호텔쇼’도 같은날부터 열린다.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전시회와 박람회의 경우 4단계에서 ‘시설면적 6㎡당 1명 입장과 이용자간 2m(최소 1m) 거리두기를 하면 진행할 수 있다.

인근 주민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강남구청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커피엑스포는 밀폐된 공간에 하루 몇천명이 관람, 시식, 시음 등을 하는 행사다. 행사 강행은 휘발유 들고 불난 집에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제발 상식적으로 생각해 행사 집행을 막아달라”는 주민 항의가 올라왔다.

또 형평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결혼식에 친족만 49인까지 참석할 수 있도록 한 거리두기 4단계 세칙이다. 예비부부들은 불만이 높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식장 계약 때 200명~250명 인분의 식대를 지불하는데 하객 제한은 50명 같은 소리를 하고 있으니 미쳐버릴 것 같다”며 “더욱 화가 나는 것은 형평성이다. 백화점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문제가 없고, 결혼식에 몇백명 모이는 것은 왜 문제인가”라고 문제제기했다.

지자체는 정부가 정한 방역지침을 따를 뿐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안에 따르면 4단계에서도 방역 수칙을 따르면 전시박람회가 가능하다”면서 “몇 주 전부터 행사를 중단시켜달라는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단순히 우려가 높다는 이유 때문에 행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일단은 지침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델타(인도) 코로나19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에서 먼저 자리 잡은 알파(영국) 변이 전파 속도를 앞질렀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2.5배 강하다. 다수가 모이는 전시박람회, 공연의 방역수칙이 재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 ‘생업시설이냐 아니냐’를 기준으로 봤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비필수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사회적 접촉을 가장 최소화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다만 다중이용시설들, 생업현장에 대해서는 인원을 제한한다든지 거리를 좀 더 많이 두게끔 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예외 요청이 이어진다. 가급적이면 예외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