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악몽 재현되나…광복절 집회 강행에 긴장 고조

8월 악몽 재현되나…광복절 집회 강행에 긴장 고조

광복절 연휴 대규모 집회 예고..."더 큰 위기 부를 것" 우려 목소리
경찰청장 "차벽- 철제펜스 배치해 집결 단계부터 적극 제지"

기사승인 2021-08-11 13:41:32
코로나19 치료를 받고 퇴원한 전광훈 목사가 지난 2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대를 돌파했다. 광복절 연휴에 예고된 대규모 집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처음으로 2000명을 넘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00명을 넘었다”면서 “지난해 1월 최초 발병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4차 대유행이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광복절 집회가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14∼16일 모두 41개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총 316건의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광복절인 15일의 경우 38개 단체가 190건의 집회 신고를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따라 도심에서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는 모두 금지다.
유튜브 캡처

이들 집회는 1인 시위를 표방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측은 광복절 연휴 사흘 동안 대규모 1인 시위 ‘일천만 1인 시위 대회’를 열 계획이다. 참가자들이 각자 손팻말을 들고 서울역, 시청, 동화면세점, 세종문화회관을 경유해 다시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구체적 계획도 내놨다. 전 목사는 지난 7일 유튜브를 통해 “1000만명이 2m 간격을 띄워 1인 시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 ‘자유연대’ 등 일부 단체들도 광복절 연휴기간 동안 금지된 도심권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들 단체도 1인 시위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은 ‘변형 1인 시위’를 사실상 불법 집회로 규정했다. 불법 집회를 강행하면 해산조치하고 집회를 주도한 사람은 강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공의 안녕에 직접적 위험을 초래할 것이 명백한 만큼 △인원 집결 차단 △임시검문소 운영을 통한 시위물품 반입 등으로 원천봉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차벽, 철제펜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9일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불법 집회·행사를 강행할 경우 경력과 차벽, 철제펜스를 배치해 집결단계부터 적극 제지·차단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지하철역에서 무정차 하거나 버스 노선을 우회시키는 등 교통을 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쿠키뉴스DB

판례를 보면 지난 2014년 대법원은 참가자들이 10~30m 거리를 두고 있어도 시위 형태가 유사하거나이들 간에 심리적 유대 관계가 있으면 1인 시위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울산지법도 지난 2009년 같은 목적을 갖고 30~70m 간격으로 연 1인 시위를 미신고 불법 집회라고 판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하는 등 사법 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광복절 연휴에 집회 신고한 단체 모두에 집회 금지를 통보한 상태다.

오 시장은 전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불법 집회가 강행된다면 서울시는 불가피하게 주최자와 참여자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을 근거로 고발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는 집회 예상 장소에 하루 101명 현장 근무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광복절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연합뉴스

전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000만 국민 1인 걷기대회는 평화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그런데도 이를 방해하는 경우 경찰청장 등에 대해 업무방해·직권남용죄를 적용해 즉시 형사고발하고 국가배상 청구를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광복절에도 코로나19 확산 속 불법 집회를 연 혐의로 고발됐다. 지난 2월 검찰에 송치됐으며 검찰은 최근 전 목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은 사랑제일교회 신도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참가한 광복절 도심 집회를 매개로 전국적으로 확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법원이 당시 동화면세점 앞 등 2곳에서 100명 이하의 집회를 일부 허용했지만 전 목사 등은 광화문 일대에서 허가된 인원의 수십 배를 초과하는 집회를 열었고,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불응했다. 

중대본 지난해 광복절 집회 관련 누적 확진자를 650명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를 1173명으로 집계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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