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곧 장씨를 소환할 계획이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장씨 사건에 대해 “현장에서는 현행범 체포가 이뤄졌고 차량 블랙박스, CCTV 등 기본적인 증거와 신원을 확보했다”며 “피의자 조사만 남았으며 통상적인 절차와 방법, 판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관련자 조사는 지난 22일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장씨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다.
거듭된 장씨의 일탈에 분노가 크다. 대학생 단체인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지난 25일 서울 서초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장씨를 즉각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장씨가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경찰관을 머리로 들이받는 폭행을 저질렀음에도 간단한 조사만 한 뒤 즉각 풀어줬다면서 “이것이야말로 불공정한 부모 찬스”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운전자 바꿔치기, 민간인 폭행 여기에 무면허 음주운전에 경찰 폭행까지 그래도 불구속이냐”면서 “노엘은 신의 아들인가”라고도 비판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장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원한다’는 글의 참여인원은 12만명을 넘겼다. 장 의원은 26일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아들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영향력도 결코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과했다. 지난 24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의를 표시했지만 윤 후보가 이를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 18일 오후 10시30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 도로에서 벤츠 차량을 운전하다 다른 차와 접촉 사고를 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서울 서초서 소속 경찰관이 장씨에 음주 측정과 신원 확인을 요구했지만, 이에 불응하면서 경찰관을 머리로 들이받았다.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 혐의로 간주된다. 경찰은 현장에서 장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및 무면허운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해 간단한 조사를 마친 후 귀가조치했다.
형사법에 따르면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다. 체포와 구속 등 신병에 관한 내용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에 막대한 제한을 가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헌법 제12조 3항에서는 현행범인 경우와 장기 3년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고 도피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을 때에는 사후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혹은 검찰이 피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하면 48시간 안에 신병 처리를 해야 한다.
경찰의 장씨 불구속 수사가 적절할까. 법조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갈렸다. 법무법인 법과 사람들의 우희창 변호사는 “오히려 구속됐다면 더 적절치 않았을 것”이라며 “장씨의 경우 주거가 확실하고 이미 얼굴이 알려진 인물인 데다 아버지도 공인인 만큼 도주 및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작다.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해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봤다.
반면 음주운전, 공무집행방해, 경찰 폭행 등 죄질이 중한만큼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었어야 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장 발부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는 것이니까 논외로 하고 일차적으로 경찰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액션’은 취했어야 했다고 본다. 장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무면허 음주운전, 접촉사고에 더해 공권력을 집행하는 경찰을 폭행했다. 사회규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무시한 셈”이라며 “장씨가 구속조차 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일반 시민에게 ‘죄가 중하지 않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장씨가 설령 만취해 피의자 신문조서를 받을 수 없었다 하더라도 술에서 깰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사할 수는 없었는지, 일반 국민이 경찰을 폭행해도 똑같이 집으로 돌려보낼 것인지 명확한 설명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씨는 지난 2019년에는 서울 마포구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차를 몰다 오토바이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지인에게 연락해 운전자를 바꿔치려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아울러 지난 2월에도 부산에서 행인을 향해 욕설하고 폭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지난 4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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