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GIGDC)는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며, 한국게임개발자협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GIGDC는 참신한 기획력과 실력을 갖춘 인디게임 개발자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GIGDC 역대 수상작 가운데는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와 ‘산나비’ 등 게이머들의 이목을 모은 게임도 있다. 이번 GIGDC 2021에서는 총 430여개의 지원작 가운데 25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작과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게이머에게 전하고자 한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GIGDC 2021 중·고등부 은상을 수상한 팀 코코넛의 ‘TheCrown(더크라운)’은 AOS, 배틀로얄, 로그라이트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한 생존 게임이다. 인디게임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멀티플레이를 지원해 더욱 생동감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 것이 눈길을 끈다.
코코넛은 강명중학교 3학년 나영욱(16)군이 만든 1인 개발팀이다. 더크라운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게임 개발자의 꿈을 키워 온 나 팀장의 첫 작품. 그는 “마지막으로 개발해보자는 마인드로 끝낸 게임이라 의미가 깊다”며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계속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1인 인디게임 개발을 하고 있는 나영욱입니다.
어린 나이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했어요. 계기가 궁금해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자연스럽게 나도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1년 동안 독학을 하다가, 근처 학원에서 지금까지 배우고 있어요.
GIGDC 2021에서 중고등부 제작 부분 은상을 수상했어요.
경진대회에는 처음 작품을 제출하는 건데, 이렇게 은상이라도 받을 수 있어서 기뻐요. 작품을 처음 제출 할 때만 해도 1인 개발이다 보니 게임이 원하는 만큼 안 나와서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이번 수상이 저한텐 좋은 동력이 될 것 같아요.
예전부터 개발을 했지만, 처음으로 완성한 게임이라 의미가 깊어요. 개발을 하다가 흥미가 떨어져서 프로젝트를 접는 게 많았는데, 마지막으로 개발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결국 끝낸 게임이에요. 워낙 처음 해본 거라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학원 선생님이 열심히 멘토링을 해주셔서 동기부여가 됐어요.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는데 내가 마무리를 못하면 나쁜 사람이 될 것 가더라고요(웃음). 수상 뒤에는 어떤 개발자가 돼야 한다고 조언도 해주셨는데 너무 길어서….
더크라운은 어떤 게임인가요?
실시간 온라인으로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면서 싸울 수 있게 만든 멀티플레이 게임이에요. 처음에는 대회 제출용이라기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너무 재미있어서 따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만든 게임이죠. 그런데 그대로 만들려고 하다보니까 의미가 없더라고요. 나만의 특별한 걸 만들고 싶었고,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장르를 이것저것 합쳐보자고 기획했어요.
더크라운의 매력은 지배 시스템에 있어요. 다른 게임들에도 승리를 위한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점령 시스템이 있잖아요. 그런데 더크라운은 점령 점수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몬스터나 상대방을 아군으로 만들어 함께 싸울 수 있다는 데 차별점이 있죠.
서버에 하나밖에 없는 왕관을 차지하면 버프를 받아서 하인들을 빠르게 늘려나갈 수 있어요. 왕관을 쓴 플레이어가 서버를 나가면 왕관이 다시 드롭(Drop)되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이 경쟁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돼요. 서버 최강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성장을 해야 되니까 RPG 장르의 요소도 일부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아이템 파밍도 중요하지만, 맵을 돌면서 아군과 팀원을 조금씩 늘리며 플레이하면 더 수월하고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멀티 플레이 기능이 눈에 띄는데, 시스템 개설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매치 메이킹 방식으로 개발을 하려다가 유저가 없으면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버 하나에 유저들을 모아서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싸우는 난전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했어요.
서버 얘기를 하니까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거든요. 서버를 여러 번 갈아엎었어요. 온라인 게임 개발이 처음이니까 미숙하기도 했고 배경 지식도 없어서 공부하면서 개발했죠. 서버가 이상하게 개설돼 서버가 터지고 유저들이 안 들어오는 경우도 많았어요. 테스트 유저들은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친구 몇 명과 학원에 다니는 친구들 도움을 받았어요. 친구들이 처음엔 게임이 뼈대만 있고 되게 재미가 없다고 했는데 조금씩 재미있다고 해주더라고요(웃음).
정식 출시까지 어떤 부분을 조금 더 강화하고, 다듬고 싶으신가요?
너무 급하게 개발을 하기도 했고 한 두 달 밖에 준비 기간이 없어서 눈 붙일 시간도 없이 피곤한 상태에서 개발을 하다보니까 버그도 많고 코드도 더러워요. 그래픽도 떨어지고요. 이 부분을 더 강화하고 다듬고 싶네요. 혼자서 개발을 하다보니까 부족한 점이 조금씩 보여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개발을 함께 해보자는 얘기를 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어떤 게임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은지 말씀 해주세요.
이번 게임을 개발하면서 느낀 거지만 다른 회사들의 게임을 베끼기만 하면 결국 퀄리티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다른 기업에서 개발할 수 없는 게임, 그러니까 내가 개발하고 싶은, 나만이 개발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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