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 vs “문제없어” 서대문형무소 ‘런웨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적절” vs “문제없어” 서대문형무소 ‘런웨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사승인 2021-10-07 13:21:14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런웨이를 마친 모델들. 서울패션위크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서울패션위크 런웨이가 진행된 것에 대해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비극적 역사가 담긴 곳에서 패션쇼는 부적절하다는 주장과 독립운동을 기억하고 역사를 알리는 일환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비대면으로 2022 S/S 서울패션위크가 열린다. 37개 패션 브랜드의 런웨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의 전통문화유산과 ‘K패션’을 외국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경희궁·덕수궁 등 서울 5대 고궁, 국립민속박물관 등을 배경으로 담았다.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옷을 입은 모델들이 궁궐을 거니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다만 공개된 사진 중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런웨이를 하는 모습도 있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서대문형무소에서 패션쇼를 여는 것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서대문 형무소는 민족의 수난과 고통을 상징하는 만큼 패션쇼 장소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서대문 형무소에 수용됐다는 또 다른 네티즌도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지난 2017년에는 한 쇼핑몰에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배경으로 제품 사진을 촬영했다가 “장소에 대한 깊은 검토가 부족했다”며 사과한 일도 있다.

서울 덕수궁에서 진행된 2022 S/S 서울패션위크. 서울패션위크  
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해외에서는 패션쇼장으로 활용되는 역사적 장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과 로댕갤러리, 유네스코본부, 성프란체스코수도원, 이탈리아 로마 트레비분수 등이다. 

아픈 역사지만 패션쇼를 통해 새롭게 돌아보고 해외에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쟁이나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돌아보는 ‘다크투어리즘’과 비슷한 맥락이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일제강점기 국권 침탈의 흔적이 담긴 ‘국치길 코스’가 역사탐방로로 지정됐다.  

서울패션위크 측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이라는 장소를 통해 독립운동을 되새기고 민족정신을 고취하자는 취지”라며 “잊혀가는 우리의 아픈 과거를 되짚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대문형무소의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고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며 ”디자이너도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이용해 만든 의상을 런웨이에 올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의상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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